러시아 시베리아 지역에서 75년 만에 탄저병이 발생해 12세 소년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러시아 내 탄저병 공포가 확산되고 있다. 영국 BBC 방송 등 해외 언론에 따르면 현재 20여 명이 탄저균 감염 판정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탄저균이 발견된 지역에서는 이미 순록 2300여 마리가 떼죽음을 당한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줬다.

'시베리아 역병'으로 알려진 탄저병은 치명적인 전염병 중 하나로 생물학 테러에서 흔히 쓰이는 병원균인 탄저균이 원인이 되는 병이다. 탄저균에 노출된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는데, 대부분 피부를 통해 침범하며, 호흡기나 소화관으로 침범하는 경우도 있다. 이번에 시베리아에서 발생한 탄저병은 지난 1941년 이후 처음 발생한 것으로, 러시아 당국은 최근 이상 고온 현상으로 영구동토층이 녹으면서 탄저균에 감염된 동물 사체가 그대로 노출된 것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탄저균은 동물 사체나 얼어붙은 사람에서 수백 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탄저병의 유형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된다. 우선 폐 탄저병은 공기 중 떠다니는 탄저균을 흡입해 폐에서 발병한 것을 말한다. 균이 몸 전체로 퍼지면서 초기에는 감기와 비슷한 증상이 생기는데, 며칠 후 심각한 호흡 곤란과 쇼크, 혼수 상태를 일으켜 사망에 이른다. 탄저균에 오염된 고기 등을 섭취하면 장 내 염증이 생기는데, 이것을 장 탄저병이라고 한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식욕부진, 구토, 발열 등이 있으며 질환이 진행되면 구토, 혈흔, 설사가 동반된다. 마지막으로 피부 탄저병은 탄저균에 감염된 가축으로 만든 울, 가죽, 털제품 등에서 사람 피부로 감염된다. 가려움증으로 시작해 점차 부종으로 증상이 심해진다. 피부 탄저병을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중증 패혈증과 뇌수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사망률은 5~20%다.
탄저병 고위험군은 동물과 가까이 생활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동물들에게 예방접종을 해주고, 양모나 모피 등을 확실히 소독해야 한다. 탄저병은 동물의 사체를 통해 사람에게 감염될 수 있으므로, 사체 처리 전 혈액을 검사해 탄저병 유무를 확인해야 한다. 한편, 러시아 정부는 탄저병 발생 지역 주민들을 급히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고, 세균전 훈련을 받은 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