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뉴트리션
다양한 버터, 어떻게 골라야 할까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 사진 김지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7/31 09:00
HEALTH & FOOD
가염·무염·발효·아몬드·땅콩…
최근 버터를 사러 마트에 가보면, 과거와 달리 다양한 버터 종류에 눈이 휘둥그레진다. ‘가염버터’, ‘무염버터’, ‘발효버터’, ‘아몬드버터’, ‘땅콩버터’… 이처럼 다양한 버터는 각각 어떤 특징이 있으며, 어떻게 골라야 건강할까?
무염·가염 버터
무염버터는 우리가 알고 있는 일반적인 버터다. 우유에서 유지방을 분리하면 버터가 된다. 과거에는 물리적인 힘(계속해서 젓거나 주머니에 넣고 충격을 가해 우유의 수분과 지방을 분리시킴)으로 버터를 만들었는데, 최근에는 유지방 분리기로 제조한다. 유지방 분리 후 곧바로 모양을 잡아 성형(成形)하면 우리가 쉽게 볼 수 있는 버터가 된다. 이때 염분을 첨가하면 가염(加鹽)버터고, 그냥 모양만 잡으면 무염(無鹽)버터다.
이정주 강동경희대병원 영양팀 파트장은 “버터 가공과정에서 염분을 첨가한 가염버터는 맛이 좋지만, 다른 음식과 함께 먹었을 때 총 섭취 나트륨 함량이 높아지는 걸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반 무염버터에 비해 가염버터는 느끼함이 덜하고, 소금이 버터의 풍미를 더해주는 효과가 있다. 버터에 들어간 소금의 함량은 제조사에 따라 다르다. 가염버터는 무염버터보다 소금이 더 들어 있다 보니 고혈압 환자는 피하는 게 좋다. 또한 풍미가 좋아 무염버터보다 과식하기 쉬워, 비만인 사람 역시 무염버터를 선택하는 게 안전하다.
건강한 버터를 고르고 싶다면 구입 전 반드시 버터 뒷면의 설명을 자세히 읽어보자. 먼저 버터와 가공버터의 표기상 차이점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유지방이 80% 이상이면 버터, 유지방이 50% 이상이면 가공버터로 구분한다. ‘무염버터’ ‘가염버터’ 혹은 ‘유크림 100%’라고 표기되어 있다면 대부분 또는 전부를 우유로 만든 ‘건강한 버터’라 할 수 있다.
전통적으로 버터는 100% 우유로 만들어왔지만, 우유로만 버터를 만들면 단가가 비싸진다. 버터 제조사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일이다. 그러다 보니 마가린이나 경화유, 팜유 등 단가가 싼 재료를 섞기도 한다. 음식에 고소함을 더해주는 마가린이나 경화유에는 트랜스지방이 많이 들어 있다. 트랜스지방은 액체 상태의 불포화지방을 고체 상태로 만들기 위해 수소를 첨가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지방이다. 인공적으로 만든 트랜스지방은 LDH콜레스테롤(나쁜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 심장 건강에 좋지 않다. 원래 버터에는 트랜스지방이 없다.
아몬드·땅콩 버터
일반 버터에 땅콩을 넣으면 땅콩버터일까? 대답은 ‘NO’다. 땅콩버터는 볶거나 구운 땅콩의 껍질을 제거한 뒤, 이를 크림처럼 갈아 만든다. 보통은 땅콩오일이나 각종 식물성오일, 소금 등을 함께 넣고 갈아낸다. 그냥 땅콩을 먹는것에 비해, 버터로 만들면 조직이 연해져 소화흡수율이 높아진다. 단백질 함량이 높은 영양식이라 등산이나 마라톤 등 힘든 운동을 할 때나, 칼로리 소모가 많은 청소년의 간식으로 알맞다. 운동 전 몸을 불리려는 목적으로 한 숟가락씩 먹기도 한다.
땅콩 대신 아몬드를 사용해 만들면 아몬드버터가 된다. 아몬드는 땅콩에 비해 식이섬유가 더 많다. 아몬드 100g에는 12.2g의 식이섬유가, 땅콩 100g에는 7.4g의 식이섬유가 들어 있다. 열량이나 단백질 함량은 땅콩버터와 비슷한데, 아몬드버터에는 식이섬유가 더 많다. 다이어트하는 사람이라면 아몬드버터를 선택하는 게 좋은 셈이다. 견과류로 만든 버터는 단백질 함량이 높아 영양상 잼보다 빵과 궁합이 잘 맞는다.
단, 땅콩버터나 아몬드버터를 먹을 때도 주의할 게 있다. 이정주 파트장은 “집에서 만든 견과류 버터가 아닌 경우, 질감을 위해 다양한 포화지방을 첨가하거나 맛을 위해 설탕을 많이 넣어 만드는 제품도 있다”며 “이러한 제품을 지나치게 지속적으로 먹으면 고지혈증이나 심혈관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TIP. 집에서 만드는 건강한 견과류 버터
시중에서 설탕이나 포화지방이 들어가지 않은 견과류버터는 구하기 쉽지 않다. 그런데 건강한 땅콩이나 아몬드버터는 집에서도 손쉽게 만들 수 있다. 볶은 아몬드나 땅콩 2컵에 소금 1스푼을 준비한 뒤, 믹서에 갈기만 하면 된다. 단, 버터의 질감이 나도
록 10분가량 곱게 갈아줘야 한다. 여기에 식감을 즐기려면 다진 아몬드나 땅콩을 따로 첨가하고, 단맛을 더하고 싶다면 꿀을 넣으면 된다. 따로 방부제를 넣지 않고 집에서 만들기 때문에, 그때그때 먹을 만큼 소량만 만드는 게 좋다.
발효버터
버터 제조 중 균을 넣어 숙성시키면 발효버터가 된다. 과거 유럽의 버터 만드는 목장에서 유크림을 모아 한꺼번에 제조하면서, 자연스럽게 유크림이 발효돼 만들어졌다고 한다. 일반 버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높고, 신맛이 느껴진다. 발효식품이기 때문에 일반 버터에 비해 유산균이 풍부하다. 유산균은 위와 장에 사는 나쁜 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면역력 증진을 돕는 역할을 한다. 단, 발효버터는 요리할 때 사용하기보다, 빵에 발라 날것 그대로 먹는 게 건강에 좋다. 가열하면 발효버터만의 독특한 향이 사라지고, 유산균이 죽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