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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형 脫毛는 유전 때문… 먹는 약 쓰면 90%가 효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7/20 07:30
여름에 더 빠진다? "계절과 무관"
모발 굵기·분포·변화 고려해 진단… 헤어라인 올라갔다면 이식도 방법
직장인 강모씨(42)는 얼마 전 두피관리실에서 30만원짜리 두피 관리 프로그램을 등록했다. 덥고 습한 날씨 때문에 머리에 유분기도 많아지고, 머리를 감을 때마다머리카락이 예전보다 많이 빠진다는 생각이 들어서다. 홈쇼핑에서 파는 탈모 방지 샴푸도 다량 구입했다. 강씨는 "그렇잖아도 이마 헤어라인 쪽 머리숱이 점점 줄어들어 걱정인데, 두피 관리를 통해 탈모를 최대한 늦추고 싶다"고 말했다. 단국대병원 피부과 박병철 교수는 "강씨처럼 이마 헤어라인 쪽 머리숱이 줄어드는 남성호르몬성 탈모는 유전적 소인으로 생기는 것이라 여름철이라고 더 심해지지 않는다"며 "두피 관리나 탈모 방지 샴푸를 쓴다고 탈모가 개선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여름은 모발 생장기… 탈모, 계절과 무관
탈모의 70~80%를 차지하는 남성호르몬성 탈모는 모발을 만드는 모낭(毛囊)이 남성 호르몬의 변환물질인 DHT(디하이드로테스토스테론)의 공격을 받아 기능이 약해지면서 모발이 빠지는 것이다. 유전적으로 DHT에 유난히 민감한 모낭을 가진 사람에게 탈모가 잘 발생한다. 계절하고 관련이 없지만 여름철 탈모가 심해진다고 느끼는 이유는 머리를 자주 감게 되면서 빠지는 모발을 더 자주 확인하게 되고, 피지가 과잉 분비되면서 두피 상태가 나빠지기 때문이다.
다만 모발의 성장 속도는 계절에 따라 달라진다. 봄·여름은 한창 자라나는 생장기 모발의 비중이 높은 시기이고 가을·겨울은 퇴행기 모발의 비중이 높아 모발의 성장이 더디고, 빠지는 양이 늘어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허창훈 교수는 "계절에 따른 자연스러운 모발의 변화일 뿐, 탈모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며 "빠진 모발도 계절이 지나면 다시 회복된다"고 말했다.
탈모 관리의 핵심은 정확한 진단과 약물 치료이다. 현재 탈모는 모발의 굵기와 분포, 이마 헤어라인의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진단을 한다. 최근에는 자가 유전자 진단 키트를 통한 탈모 진단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보건복지부에서 민간업체의 유전자 검사를 승인함에 따라, 병원에 가지 않고 간단한 키트 사용으로 자신의 탈모 위험도를 체크해 볼 수 있는 탈모 유전자 검사가 가능해졌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확도가 떨어져 오진 위험이 높다고 말한다. 허창훈 교수는 "탈모는 단일 유전자에 의해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유전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생긴다"며 "자가 유전자 진단을 통해 잘못된 진단을 내리면 탈모임에도 치료시기를 놓치거나 탈모가 아닌데도 괜한 걱정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세계적으로 탈모를 미리 진단할 수 있는 유전자 검사법은 없는 상황이라고 허 교수는 설명했다.
◇약물치료, 90%에서 탈모 진행 막아
탈모로 인해 심리적인 위축 등 일상생활에 장애가 된다면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 남성호르몬성 탈모에서 의학적으로 효과와 안전성을 검증받은 치료법은 먹는 약과 바르는 약, 모발이식 수술법이다. 먹는 약은 모낭을 공격하는 DHT의 생성을 차단해 탈모의 진행을 막고 모발을 원래대로 굵고 튼튼하게 해준다. 박병철 교수는 "10명 중 9명이 모발이 나거나, 굵어지거나, 더 이상 안 빠지는 등의 효과를 얻는다"고 말했다. 먹는 약은 의사가 진단하고 처방하는 전문의약품이며 하루 한 번 복용한다. 바르는 약은 1일 2회 두피에 도포하는 약제로 두피의 혈류를 촉진해 발모를 돕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허창훈 교수는 "먹는 약은 남성만 쓸 수 있는 반면, 바르는 약은 여성도 사용할 수 있지만 만족도가 먹는 약의 9분의 1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마 헤어라인이 올라간 사람은 모발이식 수술을 고려해볼 수 있다. DHT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 뒷머리(후두부)의 모발을 앞머리, 정수리 등의 탈모 부위에 옮겨 심는 수술법이다. 다만 모발이식 수술 후에도 지속적인 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충분한 개선 효과를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