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암이나 에이즈 등 난치성 질환 극복을 위해 유전자변형 동물모델을 이용한 연구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가운데, 전 세계적으로 새로운 병에 걸린 동물모델을 개발하는 연구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의 실험실에서는 시설이나 기술 부족으로 인해 유전자변형 생쥐를 만들 수 없거나 특허로 인해 같은 종류의 실험동물을 생산할 수 없어 대부분의 유전자변형 쥐를 미국이나 일본에서 수입해서 사용하고 있었다.

서울아산병원 아산생명과학연구원 이상욱·성영훈 교수팀이 지난 해 말 발견된 최신의 4세대 유전자가위인 ‘씨피에프1(Cpf1)’을 이용해 유전자를 자유자재로 자르고 편집해 암이 생기는 쥐와, 면역이 억제된 쥐를 생산하는 데 처음으로 성공했다. 또한, 쥐 생산 기간도 획기적으로 줄였다. 기존 배아줄기세포를 이용하면 유전자변형 쥐를 생산하는 데 최장 2년까지 걸렸는데, 이 4세대 유전자가위를 이용하면 해 6개월 이내에 생산이 가능하다.
유전자가위는 유전자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절단하는 효소로, 유전자가위에 의해 절단된 DNA는 세포 내에서 재빨리 수리되는데, 이때 다양한 기술을 적용하여 DNA의 염기서열을 원하는 대로 편집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유전자가위가 유전자치료제로써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 연구와 개발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이번 연구 성과는 한 마리에 수십만 원부터 수백만 원에 이르는 연구용 유전자변형 쥐를 앞으로는 수입에 의존하지 않고 국내 기술로 자체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번 연구결과는 생명공학 분야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학술지인 ‘네이처 바이오테크놀로지(Nature Biotechnology, 인용지수 41.514 )’ 온라인 판에 7일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