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30·40대 고혈압 환자 85%, 무관심 탓 혈압 관리 안 돼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6/01 09:00
젊은층, 인지율 낮고 알아도 방치
치료 중 약 맘대로 끊는 것도 문제
고혈압 조절률 45%… 5년간 주춤
첫 진단 시 24시간 활동 혈압 재야
◇"노인, 비만 인구 늘기 때문"
고혈압 조절률이 높아지지 않는 이유는 혈압을 높이는 술과 나트륨을 과잉 섭취 하는 사람이 줄지 않고 있고, 노인과 비만인구는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이대목동병원 순환기내과 편욱범 교수는 "노인은 노화로 인해 대부분 혈관이 딱딱한데, 혈관이 딱딱하면 혈압은 자연스럽게 올라간다"며 "비만 역시 동맥경화증을 유발해 혈압을 높인다"고 말했다.
젊은층에서는 자신이 고혈압인지 아는 비율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고혈압은 30대에 8%, 40대에 15%가 앓고 있을 정도로 젊은층에서도 흔하다. 2013년 서울아산병원 가정의학과 선우성 교수팀의 발표 논문에 따르면 2007~2009년 국민건강영양조사를 분석한 결과, 30~40대 고혈압 인지율은 36.1%였다. 치료율은 26.4%, 조절률은 15.3%로 더 떨어졌으며, 이는 50~60대의 절반 수준에 불과했다. 고혈압 관리의 첫번째는 '자신의 혈압 수치를 아는 것'이다. 그러나 선 교수의 조사결과 30~40대는 고혈압 환자임에도 17.3%가 2년 이내 혈압 측정을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철호 이사장은 "고혈압은 증상이 없어 간과하기 쉽지만, 젊은층도 정기적으로 혈압을 재서 자신의 혈압 수치를 알고 고혈압이면 적극적으로 관리를 해야 한다"며 "수축기 혈압이 4㎜Hg, 이완기 혈압이 3㎜Hg만 떨어져도 뇌졸중은 23%, 관상동맥질환은 15%, 사망률은 14% 감소한다"고 말했다.
고혈압을 가볍게 보고 쉽게 약을 끊는 행태도 문제다. 편욱범 교수는 "고혈압 환자들은 주변에서 '약을 끊어도 된다' 등의 말에 혹해서 의사의 말은 듣지 않는 경우가 많다"며 "고혈압은 저염식·운동 같은 생활습관은 기본으로 지키고, 약으로 평생 조절해야 하는 질환이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적절한 목표 혈압 수치
혈압 관리를 위해서는 목표 혈압 수치를 알아야 한다. 대한고혈압학회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목표 혈압은 140/90㎜Hg 미만으로 권고하고 있으며, 80세 이상 노인은 저혈압 위험을 고려해 150/90㎜Hg으로 정하고 있다〈표〉. 강동경희대병원 심혈관센터 김종진 센터장은 "최근 미국에서는 수축기 혈압을 120 이하로 조절하는 것이 140 이하로 조절할 때보다 사망률이 낮다는 연구(SPRINT)가 나와 목표 혈압에 대한 논쟁이 불붙었다"며 "50세 이상이면서 심혈관 질환이나 콩팥 질환이 있는 사람 등은 목표 혈압을 엄격하게 낮추는 것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진단 시에는 24시간 활동 혈압 측정 권장
고혈압으로 진단이 되면 혈압을 낮추기 위해 평생 혈압약을 복용해야 한다. 그래서 진단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은 고혈압 진단 시 병원에서 한두번 혈압을 재는 것으로 끝났다. 최근 전문가들은 병원에서 혈압을 재는 것 뿐만 아니라 가정에서 혈압을 여러 번 측정하고, 24시간 동안 30분 간격으로 혈압을 측정해 평균을 내는 24시간 활동 혈압(ABPM)을 재야 한다고 권한다. 김종진 센터장은 "병원에서는 혈압이 평소보다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