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의약품청 "약 부작용 우려" 대한고혈압학회 "인종별로 차이"
설사·체중감소 시 복용 중단 권고

프랑스 국립의약품청이 7월부터 올메사르탄 성분의 고혈압약의 보험 급여를 중단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약물이 안전한지 확신할 수 없어 사용을 자제해야 한다는 의미의 조치다. 프랑스 측이 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해 올메사르탄 제제 복용자 86만명을 분석한 결과, 약물이 중증 장 질환인 '스푸르 유사 장 질환'과 '셀리악병' 위험을 높였다. 프랑스는 약물이 심근경색 같은 심혈관 질환이나 사망 위험을 낮추는 효과가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다고도 밝혔다.

이와 관련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해당 내용을 알리는 안정성 서한(書翰)을 배포하고, 필요 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 발표했다. 국내 고혈압 환자는 올메사르탄 제제를 계속 사용해도 되는지 걱정을 하고 있다. 올메사르탄은 국내에서 고혈압 치료제 중 가장 많이 쓰이는 제제로, 혈관 수축 작용을 하는 안지오텐신Ⅱ 호르몬이 제 기능을 못하게 만든다. 현재 올메사르탄 제제 321개가 국내 유통되고 있다. 하지만 대한고혈압학회 김철호 이사장은 "대한고혈압학회는 올메사르탄 제제를 이전처럼 계속 사용해도 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올메사르탄 제제가 장 질환 위험을 높인다는 프랑스 발표에 대해 대한고혈압학회는 해당 결과가 인종적 차이에서 비롯됐으며, 우리나라는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우리나라에서 스푸르 유사 장 질환 환자는 아직 한 명도 발견되지 않았다"며 "셀리악 병 환자는 2명 있었는데, 약물과 무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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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올메사르탄 성분 고혈압약을 급여 삭제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대한고혈압학회는 약물을 이전처럼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안전평가과 이수정 과장은 "대한고혈압학회·대한의학회 등 전문가 의견을 수렴 중"이라며 "아직 내부에서 결론이 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약물의 장 질환 위험성은 이미 밝혀졌다. 2013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설사·체중 감소 등이 나타날 경우 투약을 중단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김철호 이사장은 "이에 대해서는 프랑스 조치 전부터 전문의들이 주시 중"이라고 말했다.

올메사르탄 성분의 심혈관 질환·사망 위험 감소 효과에 대한 논란은 2012년 뉴잉글랜드저널오브메디슨지 연구에서 비롯됐다. 해당 연구에서 혈압이 잘 조절되고 있는 당뇨병 환자에게 올메사르탄 제제를 투여했더니 80% 정도의 환자 혈압이 정상으로 유지됐다. 반면, 환자의 심혈관 질환 위험이 약간 늘었다. 김철호 이사장은 "심혈관 질환 위험이 늘어난 것이 약물 탓이라고만 볼 수 없으며, FDA도 같은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말했다. 대한고혈압학회 측은 여러 연구를 분석했을 때 올메사르탄이 심혈관 질환 위험을 야기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김 이사장은 "불확실한 연관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올메사르탄 복용률이 떨어져 국가적으로 고혈압 조절율이 나빠질까 봐 오히려 걱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