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보건기구(WHO)가 2030년 안에 결핵을 퇴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마리오 라빌리오네 WHO 결핵퇴치국장과 노부유키 니시키오리 WHO 서태평양지역본부 결핵관리 담당관은 27일 서울 프레지던트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해 수립한 '결핵퇴치전략(END TB)'을 선보였다. WHO는 이를 통해 결핵으로 인한 전 세계 사망자를 90% 줄이고, 결핵 환자를 80% 감소시키며, 결핵 치료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없애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결핵은 2014년에만 전 세계 960만 명의 신규 환자를 유발했는데, 이중 110만 명이 사망할 정도로 위용을 떨치는 병이다. 국내 결핵 유병률도 높다. 매년 3만5000여 명의 국내 결핵 환자가 발생하며, 2300여 명이 사망하고 있다. 2014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결핵 발생률이 10만 명당 86명으로 1위다. 2위인 포르투갈의 경우 10만명 당 25명으로, 우리나라에 비해 크게 낮다.
WHO 결핵퇴치전략의 핵심은 '예방적 화학요법'이다. 예방적 화학요법은 결핵 환자와 접촉한 결핵 고위험군 중 '잠복결핵' 감염자를 찾아내 결핵이 나타나기 전 미리 치료하는 것이다. 잠복결핵은 몸 속에 결핵균이 있지만 발병하지 않은 상태로, 면역력이 약해지면 언제든 결핵이 발병할 수 있다.
마리오 라빌리오네 국장은 "세계 각국의 보건장관들이 결핵퇴치를 위한 새로운 전략을 채택했다"며 "많은 국가들이 결핵 퇴치를 위한 혁신적 방안을 마련해 추진 중이며, 한국 정부는 이미 잠복결핵 관리 강화를 골자로 하는 결핵 퇴치 정책을 추진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WHO는 27~28일 질병관리본부와 함께 '잠복결핵감염 관리정책 국제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마리오 라빌리오네 WHO 결핵 국장을 비롯해 각국 결핵관리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 잠복결핵감염 관리정책 성공사례와 정책 방향 등을 논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