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암
색전술·알코올 주입술 병행… 중기 간암 생존율 50%
이현정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4/12 06:00
새로운 간암 치료법 'PICT'
박영민 분당제생병원 교수 개발
이식 불가능한 환자도 시술 가능
박 교수, DNA 분석해 간암 진단
간암 치료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종양을 완전히 제거하거나, 간암의 진행을 막고 종양 크기를 줄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간암 치료법 중 가장 활발하게 시행되는 '색전술'은 악성 종양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막아 종양을 죽이는 치료법이다. 그러나 색전술은 한계가 있다. 3년 생존율은 50% 내외이지만, 진행성 간암의 경우 2년 생존율 30% 미만, 말기의 경우 1년 생존율 10% 미만으로 떨어진다.
박 교수는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기존의 치료법인 색전술과 알코올 주입술을 병행한 PICT(초음파 유도하 면역·항암·알코올 주입시술)를 개발했다. 알코올 주입술은 종양 부위에 알코올을 주입해 암세포를 즉시 응고·괴사시킨다. 그러나 3㎝ 미만의 암세포가 3개 이하일 때만 가능해 다양한 환자의 치료에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다. PICT는 초음파 유도하에 종양 표면에 면역치료제, 항암치료제, 알코올을 순차적으로 주입하는 치료법이다. 알코올 주입술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간기능 저하나 복수 등으로 이식이나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도 시술이 가능하다. 박 교수는 "PICT는 치료 효과도 뛰어나 실제 연구를 통해 PICT가 중기나 진행성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50%로 개선시킨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유전자 돌연변이 분석해 간암 조기진단
박 교수는 2011년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장정원 교수와 공동으로 '헤파토타이퍼'라는 조기 진단법을 개발, 간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데 기여했다. 기존의 간암 진단은 1차로 초음파나 MRI(자기공명영상) 촬영 같은 영상 검사를 통해 이뤄진다. 그런데 암세포가 어느 정도 크기로 자라기 전까지는 영상 검사로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조기 진단에 한계가 있었다. 반면 '헤파토타이퍼'는 혈액으로 추출한 DNA를 분석해 간암을 진단한다. 환자가 간암과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7가지 돌연변이 중 6개 이상을 가지고 있으면 간암 발생 위험이 70% 이상인 것으로 본다. 박 교수가 지난해 세계간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헤파토타이퍼를 간암 환자와 간염 환자 150명에게 적용한 결과, 간암 조기 진단에 있어 94.3%의 정확도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헤파토타이퍼 진단법은 간암이 발생하지 않은 환자의 간암 발생 위험도 평가에도 사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