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칼럼

비거리를 위해 허리 건강을 포기하시겠습니까?

글 조현우(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 원장) | / 사진 셔터스톡

헬시 골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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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거리를 위해 허리 건강을 포기하시겠습니까? (사진=셔터스톡)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나 작은 신장인 로리 맥길로이의스윙은 엄청난 파워가 느껴진다. 그래서 아마추어 골퍼도 그들처럼 쳐보고 싶은 유혹을 느낀다. 그러나 비거리에 욕심을 내는 순간 평생을 가야 할 골프 인생이 암울해질 수 있다. 프로 골퍼들은 많은 연습을 통해 안정되면서도 힘을 덜 쓰는 스윙을 하는데 아마추어가 불완전하게 연마한 스윙으로 프로 골퍼를 흉내내다 보면 단 한 번의 시도로도 되돌릴 수 없는 허리 손상을 입을 수 있다.

그러나 모범적인 스윙 동작을 가진 프로선수라고 해도 허리 손상의 위험으로부터 결코 안전하지 않은 것 같다. 영원할 것만 같던 타이거 우즈도 수년 전부터 허리 문제로 삐걱거리더니 수술받았다는 소식이 들려오고, ‘탱크’ 최경주 선수도 허리 문제로 한동안 고생했다. 허리 손상은 프로와 아마추어 가릴 것 없이 전체 골프손상의 20~30%를 차지한다.

허리 회전 시의 강한 충격을 방어하기 위한 몇 가지 구조물이 있다. ‘디스크’라 불리는 척추추간판과 척추 후방의 척추후관절이다. 또한 척추의 중심부 깊은 곳에 위치한 코어 근육과 복부에 위치한 복사근, 그리고 엉덩이 근육이 서로 조화를 이루면서 허리를 보호하고 강한 힘도 만들어낸다. 대표적인 척추 손상 형태를 살펴보면 첫째가 척추 주변에 있는 근육과 인대의 염좌와 파열이다. 다음은 척추추간판 파열에 의한 허리디스크이고, 척추후관절의 염증 및 퇴행성 변화도 빈도가 높다. 이외에 척추의 불안정성을 초래하는 척추분리증과 척추측만증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허리 손상을 부르는 골프 동작 3단계
물론 프로 골퍼와 아마추어 골퍼에게 생기는 허리 통증의 원인을 살펴보면 큰 차이가 있다. 주로 프로 골퍼는 과도한 운동이나 많은 연습에 의해서 허리 손상이 오지만, 아마추어 골퍼는 잘못된 스윙 기술로 인해 허리의 주요 구조물이 손상을 받아 통증이 발생한다. 골프의 어드레스(골프공을 치기 전에 발 자세를 잡고 클럽을 땅에 댄 자세)와 스윙 동작에서 허리에 무리를 주는 3가지 단계가 있다. 첫째는 어드레스 시 허리를 수그리는 자세이고, 둘째는 백스윙부터 임팩트를 가하는 과정이며, 마지막으로 피니시(골프공을 친 후의 마무리 자세)를 취할 때의 자세이다.

① 어드레스 시의 스쿼트 자세는 똑바로 선 자세에 비해 2.2배 더 큰 힘을 척추에 가한다. 그러므로 부정확한 어드레스를 취하거나, 허리를 안정화시켜 주는 척추 주위의 근력이 약할 경우 골반의 불균형을 일으켜 척추추간판 파열 같은 척추 부상의 위험성을 높인다.

② 골프 스윙 동작에서 ‘백스윙-백스윙 정점-다운스윙 초기’까지는 척추의 꼬임을 유도하고 유지해야 하므로 기본적으로 척추추간판과와 후관절 등에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허리의 회전력은 백스윙 정점에서부터 다운스윙으로 전환될 때 가장 큰데, 아마추어는 프로에 비해 70% 이상의 과부하를 허리에 추가하는 미숙한 스윙을 한다.

여기에 더해 스윙 정점에서 허리가 뒤틀리는 역C자형 자세를 취하거나, 하체를 단단히 고정하여 허리 뒤틀림을 더 크게 할 때(비거리 향상을 위해 레슨 때마다 강조되는 자세) 척추추간판과 척추후관절에 더 큰 부하가 걸린다.

③ 스윙 동작 중(오른손잡이의 경우)에는 오른쪽 4번, 5번 후관절이 큰 영향을 받는다. 어드레스에서 피니시까지 오른쪽으로 몸이 기울어져 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특히 유명 골퍼인 콜린 몽고메리가 떠올려지는 C자형 피니시까지 만들면서 스윙을 마무리하는 골퍼라면 척추후관절은 결국 탈이 날 수밖에 없다. 백스윙부터 임팩트까지는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피니시는 허리를 펴 바로 서는 자세로 바꾸어주는 것이 후관절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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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 구조

골프로 인한 척추 손상을 예방하려면
골프로 인해 척추 손상이 올 때 가장 흔한 증상은 아래 허리 통증이다. 추간판탈출증이나 척추후관절의 문제가 더 진행하면 통증이 다리까지 내려가는데 추간판탈출증에 의한 통증은 각 신경의 주행경로에 따라 나타난다. 척추후관절 문제나 인대 손상에 의한 통증인 경우에도 다리가 아프지만 신경 주행경로는 따르지 않는 경향이 있어 구별이 가능하다.

① 평소에 스윙을 위한 핵심 근육인 척추 주위의 근육과 복근 및 엉덩이와 넓적다리의 근력을 강화하는 훈련을 하고, 유연성을 증진시키고 유지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 특히 아마추어 골퍼들은 라운드 전에 몸을 충분히 풀어 허리 손상 등을 예방해야 한다. 매일 적어도 30분씩은 걸어서 몸을 준비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이 좋고, 라운드 전에는 꼭 15분 이상씩 준비운동을 한다.

또한 매일 골프연습장에서 스윙을 연습하는 사람이라면 하루 연습하는 풀스윙의 수를 스스로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미국 남자프로골프협회(PGA)에서도 연습장에서 1일에 100~200개 이상 풀스윙하면서 공을 치지 말라고 권유한다는 사실을 알기 바란다.

② 필드에서 척추 손상의 위험을 좀더 줄일 수 있는 팁이 몇 가지 있다.

첫째, 어드레스부터 자세를 잘 취해야 한다. 어드레스의 스쿼트 동작은 바로 서 있을 때보다 허리에 2.2배의 부담이 더 간다는 것을 기억한다.

둘째, 백스윙을 천천히 해서 백스윙 정점에서 걸리는 회전력이 줄어들도록 해야 허리 전체에 주는 스트레스가 줄어든다는 것을 명심하기 바란다.

셋째, 양발의 간격을 좁히면 골반의 움직임을 조금 더 유연하게 해 허리에 가해지는 부담을 줄여줄 수 있다. 허리 통증이 없더라도 척추 손상을 예방하려면 미리 스탠스를 좁히는 습관을 들이면 좋다.

넷째, 머리를 고정하는 데 집착하여 어드레스 자세에서 움직이지 않으려 하면 역C자의 척추각을 만들어 허리에 부담이 더한다. 그래서 머리 고정에 너무 집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다섯째, 되도록 백스윙의 크기를 줄여서 백스윙 정점에 척추후관절에 걸리는 부하를 낮춰준다.

마지막으로, 피니시 때 C자 형태로 휘는 피니시는 하지 않도록 피니시 자세를 자주 점검한다.

위 방법과 반대로 하면 비거리를 늘리는 방법이 된다. 골프 손상을 막는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비거리에 대한 욕심을 버리는 것이다. 골프는 거리만 내는 경기가 아니고 가장 적은 타수로 마무리하는 경기다. 경쟁자보다 약간의 유리함을 선점하기 위해 허리 희생을 감수하지 말고 숏게임과 퍼팅에 더 정진하자. 필자의 클리닉을 방문하는 한 공기업 최고경영자(CEO)는 작은 체구임에도 프로 못지않은 퍼팅 실력을 갖춰 긴 비거리를 자랑하는 동반 플레이어를 그린에서 무너지게 하는 능력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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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우 재활의학과 전문의

조현우
한맘플러스 재활의학과의원에서 골프클리닉을 담당하고 있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다. 대한재활의학회, 대한스포츠의학회, 대한임상통증학회 정회원으로 활동 중이며 골프를 즐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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