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 달 만에 만난 후배에게서 "피부가 좋아졌다"는 말을 들었다. 결혼을 한 달 여 앞두고 있지만, 피부과에 다닌다거나 숍에 가서 따로 관리를 받지는 않는다. 그러던 차에 들은 "피부 좋다"는 말이어서 그런지 왠지 신이 났다.

최근 주변에서 많이 듣는 말 중 하나가 "슬슬 피부 관리를 받아야겠다"이다. 중대사를 치뤄야 하는 입장이니 만큼, 주위 사람들이 신경쓸 법도 하다. 틈날 때마다 피부과에 가서 제대로 된 관리 좀 받고 싶은 게 내 솔직한 심정이긴 하다. 하지만 일도 일이거니와 피부보다 먼저 챙겨야 할 것들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다.

지난해 12월쯤부터 피부에 최소한의 것만 바르고 있다. 남자친구가 일본에서 사다 준 약간 끈적한 느낌의 스킨과 묽은 제형의 로션, 딱 두 가지만 사용한다. 피부에 불필요한 첨가물이 없어서인지 가볍고 산뜻한 느낌이다. 음식으로 치자면, 인공감미료가 안 들어간 정갈한 한식을 먹는 듯하다. 대신 이것들이 피부 속까지 잘 흡수되도록 손바닥으로 얼굴을 수십번씩 때린다. 스킨·로션이 피부에서 겉돈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때까지.

이렇게 석 달을 지내다 보니 스스로 느끼기에도 확실히 피부가 좋아졌다. 잔주름이나 잡티가 없어지거나 처진 살이 제 위치로 돌아가지는 않았지만, 스킨·로션만으로 촉촉하고 환한 피부를 가질 수 있다는 것을 체감한 것만으로도 만족이다.

피부가 좋아졌다고 비행기를 태워준 후배에게 이런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자 "미니멀리즘이네요"라는 답이 돌아왔다.

피부에도 미니멀리즘이 필요해 보인다. 너무 많은 종류의 화장품을 덕지덕지 바르기 보다는, 한 가지를 바르더라도 그 안에 든 좋은 성분이 모두 흡수되도록 노력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지만, 머리부터 발끝까지의 모든 스타일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외형적인 분위기나 주변 환경에 맞는 아이템 한두 가지만으로도 충분히 예뻐 보일 수 있다. 필요 없는 것을 과감히 버리다 보면 한결 멋스러운 사람으로 변할지도 모른다.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이미지

한희준 기자의 ‘뷰티 테라피’

-더 높은 삶의 질을 위해서는 '뷰티'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하면 건강한 피부, 균형 잡힌 몸매, 좋은 인상을 가질 수 있는지 항상 궁금해한다. 멋지고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올바른 방법'을 독자들에게 알려주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