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관절질환

"척추측만증 90% 치료 안 해도 된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척추 20도 이상 휘면 치료 필요

아이가 척추측만증을 진단받으면 보조기를 착용하게 하거나 물리치료를 받게 하는 등 교정을 위해 온갖 치료를 시작하곤 한다. 온라인 상에서 '척추측만증 보조기'라는 이름으로 판매되는 제품만 수십 여가지에 달하며, 방학만 되면 여러 병원에서 척추측만증 교정 클리닉 등을 개설할 정도로 척추측만증 치료에 힘을 쏟는다. 하지만 척추측만증의 대부분은 치료가 따로 필요없다고 한다.

동아대병원 정형외과 이규열 교수는 "척추측만증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척추의 휜 각도가 20도 이상일 때"라며 "전체 환자 중 20도 이상 휜 환자는 10~20%에 그친다"고 말했다. 이때는 전문 보조기를 착용해 더 많이 휘지 않도록 하거나, 수술을 해서 휜 뼈를 제자리로 돌려야 한다.

그런데 나머지 80~90% 환자 중 당장 치료가 필요한 게 아닌데도 앞으로 척추가 더 휠 것을 걱정해, 미리 보조기를 착용하거나 추나치료·전기자극치료·운동치료 등을 받는 경우가 많다. 이규열 교수는 "당장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환자 3분의 2는 척추가 정상 상태로 돌아오거나, 병이 더 이상 진행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된다"며 "나머지 3분의 1은 증상이 악화될 가능성은 있지만, 치료를 받는다고 병의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척추측만증 개선에 도움이 된다고 알려져 있는 추나치료·전기자극치료·운동치료 등은 사실 척추측만증 자체를 치료하는 게 아니라, 척추측만증으로 인한 통증을 약간 줄여주는 효과를 낼 뿐이다. 전문 보조기 역시 척추측만증이 악화되지 않도록 막는 효과가 있긴 하지만 미미하며, 착용하기에 불편해서 어린 환자가 쓰기에는 부담이 크다.

바로세움병원 노현민 원장은 "척추가 휜 정도가 20도가 넘지 않는다면, 3~6개월에 한 번씩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서 증상이 악화되는지 여부만 확인하면 된다"며 "20도가 넘어가지 않으면서 통증도 없다면 아무것도 안 하고 그냥 둬도 괜찮다"고 말했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