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교정
튀어나온 입, 양악수술 안 하고도 교정 가능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6/02/02 05:00
주목받는 치아 교정법
'킬본 교정기' 국내서 개발, 턱골격·치아 동시에 이동시켜… 경희대 연구 "교정 효과 3배"
부정교합은 돌출입, 무턱, 주걱턱 같이 치아의 배열이 가지런하지 못해 아래윗니가 정상적으로 맞물리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교정치료 치아를 철사로 연결해 가지런히 자리잡게 하는 교정치료를, 치아가 제대로 맞닿지 않아 음식을 씹을 수 없을 정도로 증상이 심하면 턱뼈를 깎아 교합을 맞추는 양악수술을 한다. 교정기는 1년 이상 착용해야 하고 치아만 이동시키기 때문에 뿌리가 손상될 수 있다. 양악수술은 뼈를 깎는 도중에 턱 주변 신경을 건드리면 안면마비나 심한 경우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양악수술 꼭 필요하지만 '미용' 목적은 자제해야"
최근에 이슈가 되고 있는 게 과잉 양악수술이다. 양악수술은 아랫턱과 위턱의 뼈를 깎아서 치아의 교합을 맞추는 수술로 잘 씹지 못할 정도로 주걱턱이 심하거나 안면기형이라면 양악수술이 효과적이다. 하지만 일부 성형외과나 치과에서 너무 미용적인 측면만 강조해 과잉수술을 유도하고 있다. 경희대치과병원 박영국 병원장(교정과)은 "주걱턱이 너무 심하거나 수면무호흡 같은 기능 문제가 있다면 양악수술을 받아야 하지만 단순한 미용적인 목적이라면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양에서는 음식을 씹을 수 없을 정도로 치아 구조가 기형일 때에만 제한적으로 양악수술을 해 양악수술 비율이 전체 교정치료의 3%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양악수술 절반은 킬본으로 대체 가능"
웃을 때 잇몸이 과도하게 보이는 '거미 스마일'이거나 돌출입, 입을 다물었을 때 앞쪽의 위 아랫니끼리 닿지 않는 개방교합은 양악수술을 하지 않고도 교정이 가능하다. 국내 의료진이 '킬본'이라는 교정기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개발자인 센트럴치과 권순용 원장은 "고난도의 양악수술을 하지 않고도 기존 교정치료로 해결이 안 되는 부정교합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했다"며 "돌출입의 경우 치료 8개월 정도부터 효과가 나 기존 교정치료보다 더 빨리 교정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킬본은 '다양한 힘을 이용해 잇몸뼈와 윗턱뼈를 움직이는 운동역학 시스템'의 영어설명에서 따온 이름이다. 이 교정기는 앞니 6개와 양쪽 어금니 3개씩을 그룹으로 묶어 입천장에 임시로 이식한 임플란트와 연결해 당겨준다. 일반적인 교정기에 비해 당기는 힘이 강하고 각각의 치아별로 원하는 각도와 방향, 힘을 조절할 수 있다. 권순용 원장은 "치아뿌리까지 밀어 넣을 수 없는 일반적인 교정치료에 비해 턱골격과 치아를 동시에 이동시키기 때문에 기존의 교정치료가 해결 못 했던 돌출입, 무턱, 거미스마일 교정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경희대치과병원 연구에 따르면 일반적인 교정치료와 비교했을 때 킬본교정치료가 교정 효과가 2~3배 더 컸다. 박 교수는 "지금까지는 양악수술로 해결하던 이들 증상을 킬본교정치료를 하면 양악수술의 절반 정도는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1년 개발 이후 지금까지 800여 명의 환자가 킬본교정치료를 받았다.
◇3D 기법 환자 맞춤형 기구 개발 중
이 교정기는 경희대치과병원뿐 아니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주립대(UCSF), 세인트루이스대학 등에서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경희대치과병원과는 임상연구와 기기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해 3D 영상기법으로 환자의 구강구조를 입체적으로 파악해 환자 맞춤형 킬본 기구를 제작하고 치료 전에 결과를 예측하는 기술을 공동으로 연구하고 있다. 박영국 교수는 "킬본교정치료는 최근 의학의 트렌드인 '최소침습(가능한 적게 째 손상을 줄이는 치료)'에 맞는 치료법"이라며 "양악수술을 일부 대체하면 비용이나 신체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