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동생 해꼬지 먼저 막는 법
'아빠육아 作作弓'은 지금은 51개월 된 아들과 16개월 된 딸을 키워오면서 틈날 때마다 적었던 일기를 바탕으로 한 글로 채워갈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둘째가 태어나던 날 아침 풍경. 유도분만을 하기로 해서 날짜를 다 정해 놓고 아침 7시에 입원을 하러 짐을 챙겼다. 큰 녀석은 “오늘 엄마가 조아씨 낳으러 병원을 가야 하는데, 어른만 갈 수 있대. 병원에서 며칠 자야 하고 조리원도 가 있을거야. 그래도 매일 엄마 보러 갈 수 있으니까 슬퍼할 필요는 없어”라고 잘 설득했다. 녀석은 알았다고 하긴 했지만 머리와 가슴은 달랐나보다. 아침에 엄마 따라가겠다고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아내는 그런 아이를 혼자 두고 나오는게 차마 발이 떨어지지 않는 모양인지 한참 후에야 나왔다. 입원을 하고 큰 녀석이 잘 있는지 집에 전화를 했더니 아이 고모가 “야. 얘 너희 둘 나가자 마자 눈물 딱 그치더니, ‘고모 뭐 먹자’ 이러던걸. 탤런트 시켜도 되겠어”라고 했다. 집사람도 병실에 누워서 어이 없어 하고.
둘째가 태어나면 ‘큰 애가 동생을 해코지한다’, ‘부모 앞에서는 귀여워해도 부모가 안 볼 땐 얼굴 꼬집고 발로 밟는다’는 얘기를 하도 많이 들어서 걱정이 많았다. 그러지 않을 거라는 확신을 할 수 없었다. 말이 통하는 녀석도 아니고. 이리저리 정보를 찾아 보니 아이가 좋아할 만한 것을 미리 선물로 준비했다가 나중에 주라는 글을 봤다. 이것저것 검색을 하다 레일을 조립해야 하는 기차 세트를 골랐다. 3층 원형 철로를 따라 올라갔다 다리를 건너 역으로 돌아오는 레일과 3량짜리 기차, 그리고 그 주변을 도는 차도와 자동차가 든 꽤 튼튼해 보이는 장난감이었다. 큰 녀석 몰래 택배를 받아서 병원에 가는 차에 짐을 실었다.
고생고생으로 둘째가 태어난 날 양가친척 모두 모인 자리에서 선물을 풀렀다. “이거 조아씨가 오빠 주라고 가져온 선물이야. 이따 집에가서 아빠랑 같이 만들어 보자.” 녀석은 뛸듯이 기뻐하면서도 “난 조아씨 선물 없는데 미안해서 어떻게 하지?”라고 말했다. 이 마음 변치 않고 동생을 사랑했으면 좋으련만.
둘째가 태어난 후 생긴 가장 큰 변화는 큰 녀석이 아빠와 자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동안 ‘잠은 엄마와’라는 명제가 불변할 줄 알았던 녀석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는 것을 깨닫는 첫번째 계기였다. 그래도 외할머니보다는 아빠가 편했는지 아빠하고 잔다고 했다. 3일의 입원이 끝난 후 아내와 작은 녀석은 조리원으로 옮겼다. 큰 녀석은 대견스럽게도 잘 견뎠다. 첫 날은 엄마 옆에서 잘 거라고 조리원이 떠나갈 것처럼 울더니, 셋째날은 “엄마 조아씨랑 잘 있다가 나중에 집에 오면 봐요. 아빠랑 갈께요. 조아씨도 잘 자.”라고 엄마를 위로했다. 참 마음이 따뜻한 아이다.
Tip
원래 동생이 태어나면 질투가 심합니다. 동생이 아닌 경쟁상대로 생각하기 때문이죠. 특히 부모의 사랑과 관심을 동생한테 빼앗겼다는 상실감을 달래주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동생이 생기기 전까지는 큰 아이가 충분한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큰애가 아이일 때 촬영했던 동영상을 자주 보여 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나도 어릴 땐 무한한 사랑을 받았구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이죠. 그리고 둘째가 점점 뱃속에서 자라면서 큰 아이에게도 뱃속의 동생과 자주 교감하도록 해주세요. 오빠, 언니, 형, 누나의 입장에서 동생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게 하고 아이가 말을 다 끝내면 아빠가 “우리 가족은 모두 네가 무사히 태어나기만 기다리고 있어. 태어나서 반갑게 만나자”라고 끝맺음 인사를 하면 어느샌가 큰 아이도 따라하게 됩니다.
큰 아이 몰래 선물을 준비하는 것도 해보니 큰 도움이 됩니다. 지금도 큰 애는 기차레일 세트를 동생이 나올 때 가지고 나온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생이 해준 첫 선물이라고 친구들에게도 자랑스럽게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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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훈 기자의 ‘아빠 육아 ‘作作弓’
-대학교 들어가 사고 쳤으면 미스에이 수지뻘 되는 자식이 있겠지만 늦장가로 여태 똥기저귀 갈고 앉았습니다. 학부에서는 심리학, 대학원에서는 뇌과학을 전공하면서 책으로 배운 교육, 육아법을 늦게나마 몸소 검증하고 있습니다. 똑똑한 아이보다 행복한 아이, 행복을 퍼뜨리는 아이로 키우기 위해 노력 중인데 생각만큼 쉽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