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세에 이차성징 나타나 호르몬 억제하면 성장에 문제

어린 자녀의 키가 또래보다 빨리 자라고, 유방이나 고환이 커지면 성조숙증(性早熟症)이라 생각해 호르몬 치료를 받게 하려는 부모가 많다. 하지만 이런 변화가 빨리 나타나더라도 치료할 필요가 없는 '조기사춘기'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섣불리 호르몬 치료를 받게 해서는 안 된다.

◇조기사춘기 호르몬 치료하면 성장 더뎌

정상적인 경우라면 여자 어린이는 10세 전후에 가슴이 나오기 시작하고, 남자 어린이는 11세 전후에 고환이 커진다. 이런 신체 변화가 여자 어린이는 8세 이전, 남자 어린이는 9세 이전에 나타나면 성조숙증이다. 을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서지영 교수는 "성조숙증일 경우 치료하지 않으면 초경이 빨리 시작되거나 유전적인 예상 키보다 덜 자라므로, 작은 키가 걱정이 된다면 한 달에 한 번씩 2년 정도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맞는다"고 말했다.

하지만 조기사춘기는 성조숙증과 약간 다르다. 여자 9~10세, 남자 10~11세에 발육이 시작되면 조기사춘기라 하는데, 치료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서지영 교수는 "가슴이나 고환이 조금 빨리 발달되더라도 호르몬 검사와 성장판 검사를 해보면, 그 시점부터 2년 이후에 초경이 오고, 키가 정상적으로 모두 자랄 것으로 예측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라고 말했다. 이런 아이들에게 무조건 성호르몬 억제 주사를 놓으면 일반적인 아이들보다 오히려 성장이 더딜 수 있다.

◇비만 안 되도록 운동·식이 조절

조기사춘기라면 3~6개월간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 신체 발달이 변화하는 정도, 호르몬 변화 등을 검사해 성장 속도를 확인해야 한다. 서지영 교수는 "검사를 해보면 조기사춘기 10명 중 7명 정도는 성장 속도가 정상적이어서 치료를 받을 필요가 없는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만약 치료받지 않아도 되는데 아이가 초경이 빠르거나 키가 덜 자랄 것 같아 걱정이라면, 체중 관리를 철저히 시키면 된다. 체지방이 많아지면 성호르몬 분비가 촉진되기 때문이다.

서 교수는 "아이에게 고기 등 동물성 단백질을 무조건 안 먹이는 경우가 있는데, 그러면 되레 키가 잘 안 자란다"며 "모든 음식을 골고루 먹고, 매일 운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조기사춘기이더라도 초경이 일찍 나타날 것으로 진단되고 성장판이 닫히는 속도가 정상보다 빠르면 성조숙증과 같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