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장비
청색광 조명, 햇볕 쬐는 효과… 우울감 개선 도움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12/23 06:00
[환자 생각하는 의료기기]③·끝 가정용 건강관리 기기
멜라토닌 막아 피로 줄고 밤에는 숙면 취할 수 있어 계절성 우울증 완화 효과
통증 줄이는 '저주파 치료기'… 스마트폰 연동, 관리 쉬워져
우울한 감정, 과식, 수면 질 저하 등으로 나타나는 계절성 우울증은 9~10월에 생기기 시작해 3~4월에 사라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계절성 우울증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9년 6만9000여 명에서 2013년 7만7000여 명으로 4년간 11.7%나 늘었다. 계절성 우울증이 생기는 이유는 수면유도물질인 멜라토닌의 분비 주기 변화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깨어있는 낮에는 분비되지 않다가 밤에 왕성하게 나와 잠을 자게 하는데, 이 주기가 틀어지면 멜라토닌이 낮에도 분비된다. 순천향대 스포츠의학과 김철현 교수는 "멜라토닌은 일조량의 변화에 따라 분비량이 바뀌는데 겨울철 낮의 길이가 줄면서 멜라토닌 분비 주기가 여기에 맞춰 바뀌는 과정에서 계절성 우울증이 생긴다"고 말했다. 낮에 피곤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혈중 멜라토닌 농도가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계절성 우울증을 해결하는 방법은 햇빛을 충분히 쬐는 것이다. 햇빛이 눈의 시신경을 자극하면 뇌에서 멜라토닌이 덜 만들어 진다. 분당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윤인영 교수는 "우울증 환자들에게 보조적인 치료법으로 하루에 두시간 정도 햇빛을 쬐면서 산책하라고 권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햇빛에는 피부를 해치는 자외선이 섞여 있어 오래 쬘 수도 없다.
햇빛의 파장 중 시신경을 자극해 멜라토닌을 덜 분비하는 신호를 내는 파장대는 460~485㎚의 청색광(靑色光)이다. 필립스의 '에너지업'은 이 청색광 파장대의 빛만 발산한다. 이보다 파장이 짧은(100~380㎚) 자외선은 나오지 않아 피부 노화 걱정 없이 멜라토닌 분비만 억제할 수 있다. 낮시간대에 이 기기를 쓰면 졸리지 않고 일에 집중할 수 있으며 밤에는 억제됐던 멜라토닌이 왕성히 분비돼 숙면을 취할 수 있다. 윤인영 교수는 "일광 치료기기는 계절성 우울증 환자들이 적절한 강도의 빛을 쬘 수 있어 일상생활의 컨디션과 수면의 질을 높일 수 있다"며 "시신경을 자극해 멜라토닌 분비가 억제되기까지 시간이 걸리므로 일광 치료기기는 오전에 써야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가정용 의료기기 중 대표적인 게 저주파 치료기다. 몸에 해가 되지 않는 약한 전기 자극으로 통증을 줄이거나 근육을 수축시켜 회복하는 이 기기는 재활의학과나 정형외과 물리치료실에서 주로 쓰는데, 비교적 안전하다보니 가정에서도 많이 쓰인다. 저주파 치료기가 스마트폰과 만나 더 쓰기 편해졌다. 최근에 나온 '펄스릴리프'는 스마트폰으로 목, 어깨, 허벅지, 발목 등 16개 부위, 20 종류의 자극, 60단계의 자극 강도를 선택할 수 있다. 그 동안의 사용 이력이 스마트폰에 저장돼 증상 호전 정도를 쉽게 알 수 있으며 충전식이라 이동 중에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