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류마티스 관절염을 일으키는 유전자를 처음으로 발견했다. 이번 연구로 의학계에서는 특정 유전자를 표적으로 한 새로운 류마티스 관절염 표적치료제 개발에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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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김완욱·정연준 교수, 황성혜·정승현 연구원/사진=서울성모병원 제공
서울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김완욱, 가톨릭의대 정연준교수팀(제1저자: 황성혜, 정승현 연구원)이 임상과 기초연구를 융합한 공동연구를 통해 류마티스 관절염의 대표적인 현상인 'T임파구(염증세포 중 하나)'의 이동을 조절하는 새로운 유전자 변이를 세계 최초로 규명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 인구의 1% 내외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질환으로 T임파구가 관절 내에서 비정상적으로 이동하는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왜 T 임파구가 관절 안으로 모여들어 관절 파괴를 유발하는지 그 원인이 확실하지 않았다.

김완욱 교수팀은 유전자 복제수가 T 임파구 이동 현상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가설 하에 류마티스 관절염환자 764명과 정상인 1224명을 대상으로 인간 염색체 전체의 유전자 복제수를 조사했다. 그 결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LSP1(Leukocyte-Specific Protein1)이라는 유전자의 결손이 더 많이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LSP1은 백혈규 표면에 있는 단백질 중 하나로 이전까지 류마티스 관절염을 포함한 면역질환의 발병과의 연관성은 알려진 바가 없었다. 김완욱 교수팀은 LSP1 유전자의 결손 변이가 있는 경우 림프구에서 이 단백질의 농도가 낮아져 류마티스 관절염이 발생되고 진행되는 것 이라는 새로운 증거를 학계에 최초로 제시했다. 또한 동물모델(쥐) 연구를 통해 LSP1 유전자가 결핍된 경우 T임파구의 관절 내 이동이 증가해 염증이 과도하게 일어나고, 이 때문에 관절염이 악화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김완욱 교수는 "이번 연구는 유전체 연구와 분자면역 연구의 융합 연구를 통해 유전자 복제수 변이가 인간의 면역조절의 부전을 유도한다는 증거를 최초로 발견한 것"이라며 "류마티스 관절염을 보다 폭넓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데 기여했으며, 향후 LSP1 유전자를 표적으로 하는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가 지원하는 선도형 특성화 연구 사업의 일환으로 의학 및 과학분야에서 세계적 권위를 지닌 국제학술지 '미국국립과학원회보' 11월호에 개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