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림대성심병원 에크모센터
허벅지 동맥 연결해 산소 주입… 생존율 높이고 후유증 줄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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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성심병원 의료진이 추가 검사를 위해 에크모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를 옮기고 있는 모습. 에크모 치료 환자를 옮기는 도중에 에크모관이 빠질 수 있어 옮기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한림대성심병원 제공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급성 심부전이나 숨이 갑자기 막히는 급성 호흡부전이 생겼을 때 즉각적으로 산소와 혈액 공급을 재개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 급성 심장마비의 경우 아무런 조치 없이 5분만 방치해도 심장에 피가 고이고 뇌에 산소 공급이 안돼 뇌세포가 손상되거나 목숨을 잃는다. 이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는 인공호흡으로라도 몸에 산소를 공급해야 심장이 멈추는 것을 막을 수 있다. 에크모(ECMO·체외막 산소화 장치) 치료는 더 이상 가능성이 없는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최후의 보루와 같다.

◇혈액·산소 공급 안 되면 환자 80% 사망

심장이 온 몸에 혈액을 공급하면 각 세포는 혈액에서 산소를 공급받고 대사과정에 생긴 이산화탄소를 혈액에 실어 보낸다. 폐로 전달된 이산화탄소는 날숨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되고, 다시 숨을 들이마실 때 산소가 들어와 심장에 전달된다. 그런데 심장이나 폐에 이상이 생기면 산소운반 시스템이 망가져 세포가 손상된다. 산소 공급이 안 되면 콩팥, 간을 시작으로 해서 온 몸의 장기가 망가진다.

에크모 기기는 급성 심부전이나 급성 호흡부전으로 심장과 폐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생명을 위협받는 환자들에서 망가진 심장이나 폐 역할을 대신 하는 인공 심장, 인공 폐 기능을 한다. 심장이나 폐 역할을 하는 장비지만 연결은 허벅지 동맥에 한다. 이곳에 관을 삽입해 에크모 장비와 연결하면 심장과 폐가 기능을 멈추어도 기계가 강제로 혈액을 뽑아내 여기에서 이산화탄소를 뽑은 후 산소를 주입해 다시 몸에 넣어준다. 한림대성심병원 에크모센터 김형수 센터장(흉부외과)은 "급성 심부전으로 심장 근육이 망가졌을 때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면 환자의 80%는 사망한다"며 "목숨은 건지더라도 환자 대부분은 저산소증으로 장기에 심각한 손상을 입는다"고 말했다.

◇심장·폐 대신 혈액·산소 운반 도와 생명 유지

에크모 치료는 그 자체가 질병을 직접 치료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환자가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벌어주는 역할을 한다. 과거에는 가망이 없다고 치료를 포기했을 심장마비나 심근경색 환자의 20~40%, 급성심근염 환자의 50% 이상은 에크모로 연명이 가능하다. 김형수 교수는 "에크모 치료로 시간을 벌면서 환자에 따라 관상동맥을 뚫거나, 패혈증이나 폐렴의 경우 적절한 항생체를 쓰는 등 원인 질환을 치료하게 된다"며 "지난해 겨울 술에 취해 넘어지면서 머리와 폐를 다쳐 갑자기 숨이 쉬어지지 않는 70대 급성 호흡부전 노인이 에크모 치료로 목숨을 건진 일도 있었다"고 말했다.


◇협진 통해 급성 호흡부전 환자 생존률 94% 달성

한림대성심병원 에크모센터는 치료뿐만 아니라 에크모의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도 활발하게 발표하고 있다. 이 병원 연구에 따르면 급성 호흡부전 환자들에게 폐 보조 에크모를 적용했더니 생존율은 68%였고, 외상으로 인한 급성 호흡부전 환자의 생존률은 94%였다. 급성 호흡부전은 원인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사망률이 22~41%로 알려져 있다. 이 병원 에크모센터는 환자의 생존률을 높이고 치료 이후 생길 수 있는 후유증이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흉부외과 뿐만 아니라 중환자의학과, 심장내과, 응급의학과, 신장내과, 신경과 의료진이 협진을 한다.

김형수 교수는 "환자의 바이탈 사인, 치료 경과 등을 실시간으로 추적관찰하다 관련 진료과 의료진이 협진으로 치료방법을 빠르게 결정한다"며 "신경과 의료진이 에크모 치료 직후부터 뇌파, 뇌CT 촬영 등으로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심정지 환자의 가장 중대한 후유증인 뇌손상을 최소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