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환자 12%씩 증가… 동반한 증상 종류만 수십 가지
병원 가도 진단 7~8개월 걸려 치료 늦으면 평생 약 먹기도

섬유근육통은 특별한 이유 없이 온몸에 통증을 느끼는 병이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발표에 따르면 섬유근육통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09년부터 5년 간 12.2%씩 증가했다. 섬유근육통이 늘고 있는 원인에 대해 전남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이신석 교수는 "섬유근육통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훨씬 많은데, 영국의 연구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여성들이 직장 생활 등 노동 강도가 세지고, 스트레스가 많은 것과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섬유근육통이 생기는 이유의 절반은 통증에 민감한 유전적 소인과 관련이 있고, 나머지 절반은 교통사고·수술 등 외상, 만성 간염·관절염 같은 질병과 관련이 있다. 이신석 교수는 "통증에 민감한 사람이 교통사고, 질병 등을 경험한 후에 섬유근육통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온몸 통증·피로·불면증 '3대 증상'
섬유근육통의 3대 증상은 ▲온몸에 걸친 근육통 ▲심한 피로감 ▲불면증이다. 이 외에도 우울증, 소화장애, 과민성대장염, 변비, 방광염 등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강동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양형인 교수는 "환자마다 호소하는 증상이 수십 가지나 될 정도로 많아서 진단이 잘 안된다"며 "병이 아니라고 생각하거나,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가 꾀병으로 오해를 받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대한류마티스학회에 따르면 섬유근육통 환자가 병원 방문까지 1년 4개월 이상 걸리고, 병 진단까지는 병원 방문 후 7~8개월이 걸린다. 섬유근육통은 진단을 받지 않고 입증되지 않은 요법을 쫓아다니다 비용만 낭비하고 치료도 안 될 수 있다. 이신석 교수팀이 2013년 의학잡지 '류마톨로지'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2098명의 섬유근육통 환자를 분석한 결과, 병 진단 3개월 전에 섬유근육통 치료를 위해 들인 비용이 2139달러였지만 진단 후에는 1114달러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반면에 통증 등 증상은 병 진단 후에 훨씬 완화됐다.
◇진단 늦으면 평생 약먹어야
섬유근육통 진단은 우리 몸을 19개의 부위〈표〉로 나눠 그 가운데 몇 군데가 아픈지 표시하고, 그 다음 ▲피로 ▲잠에서 깨어날 때의 기분 ▲기억력이나 집중력 정도 ▲관절통·두통 등 신체 증상 정도를 점수를 매겨 진단한다.
통증이 심하지 않고, 일상생활의 지장이 크지 않을 때는 비약물 치료를 우선적으로 시행한다. 양형인 교수는 "스트레스는 확실히 증상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산책이나 스트레칭 같은 가벼운 운동을 일주일에 2~3회 시작하다가 점차 근력이 생기면 운동 강도를 높이고 운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처방에도 증상이 낫지 않으면 약물을 써야 한다. 항우울제·항경련제·진통제 등을 쓴다. 약은 증상에 따라 1~2년 정도 쓰다가 끊거나, 진단이 늦어 증상이 심한 사람은 평생 써야할 수도 있다.
☞섬유근육통
특별한 이유 없이 온몸이 이곳저곳 아프고,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며 잠을 잘 못 이루는 병이다. 통증은 목과 어깨쪽에서 시작돼 전신으로 퍼져나가는 특징이 있다. 전 인구 중 2.2%에서 앓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며, 주로 여성에게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