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령제약 '카나브' 중남미 6개국 진출… 멕시코 순환기내과 주간 처방 1위 올라
임상 시험 2만4700건… 신뢰도 높아, 고혈압·고지혈증 치료 '복합제'도 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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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혈압 약은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약으로, 다국적 제약사 간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국내 제약사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개발한 고혈압 신약이 빠른 속도로 세계 시장으로 진출하고 있다. 보령제약의 고혈압 신약 카나브는 2014년 9월 멕시코에서 공식 발매된 후, 진출 1년 만인 지난 8월 순환기내과 ARB(혈관을 수축시키는 특정 효소의 작용을 막아 혈압을 떨어뜨리는 약물) 계열 항고혈압제 부분에서 주간 처방률 1위에 올랐다. 보령제약 최태홍 대표는 "멕시코는 세계에서 비만 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로, 비만이 유발하는 고혈압 유병률 역시 높다"며 "고혈압을 중점적으로 치료하는 순환기내과에서 주간 처방 1위를 달성한 것은 앞으로 멕시코 항고혈압제 시장 전체에서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할 수 있는 긍정적인 지표"라고 말했다.

◇다양한 인종 데이터로 국제 시장 공략

카나브가 이처럼 빠른 속도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은 풍부한 임상 데이터를 확보했기 때문이다. 카나브는 한국에서 1만4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시험을 포함해 총 2만4752건의 임상 시험 데이터를 확보했다. 임상 시험 결과, ARB계열 항고혈압제 중 피마살탄 성분의 카나브가 로살탄 포타슘 성분의 항고혈압제보다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20%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카나브는 멕시코인 230명을 대상으로 한 현지 임상을 통해 멕시코인에게서도 혈압을 낮추는 효과가 뛰어나고 안전성도 높다는 것을 인정받았다. 보령제약은 러시아·동남아 지역민을 대상으로 한 카나브 임상시험도 실시해 다양한 인종 데이터를 통한 시장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카나브는 현재 중남미 13개국 중 6개국(멕시코·에콰도르·온두라스·코스타리카 등)에서 발매 허가를 받았으며, 2016년까지 나머지 7개 국가에서도 발매 허가를 받을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선진 시장인 유럽과 일본 진출도 본격화하고 있으며, 지난해 12월에는 독일 제약사 AET와 계약을 체결해 올해 안으로 시범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7월 세계적인 제약사 쥴릭파마에 동남아 13개국에 대한 카나브 독점 판매권을 주는 계약을 쥴릭파마와 체결했다.

◇약 한 알로 혈압 조절 가능한 복합제 개발도

보령제약은 세계 제약시장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해 카나브 복합제 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도 주력하고 있다. 고혈압 복합제는 2가지 약제를 약 한 알에 담은 것으로, 예를 들면 고혈압 환자의 40%가 겪는 것으로 알려진 고지혈증 약과 카나브를 복합해 새로운 약제를 만드는 것이다. 고혈압 복합제는 고지혈증 등 다른 질환을 동반한 고혈압 환자들이 복용해야 하는 약물의 개수를 줄여 환자들이 더욱 간편하게 혈압을 관리 할 수 있도록 해준다. 복용 약물 개수가 줄기 때문에 환자들의 약값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다.

보령제약은 카나브를 기반으로 한 3제 복합제인 항고혈압·고지혈치료제 개발도 준비 중이다. 3제 복합제는 기존의 복합제보다 한 종류의 약제가 더 포함된 것이다. 보령제약은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카나브정과 혈압 강하제인 노바스크정(암로디핀), 고지혈치료제인 크레스토정을 복합한 3제 복합제에 대해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허가 받았다. 현재 인제대 부산백병원에서 안전성 확인을 위한 임상시험이 진행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