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닥터] 송준섭 서울제이에스병원 병원장
무릎 뼈에 줄기세포 심는 노하우
의사마다 달라 성공률에 영향
축구 국가대표 재활 경험 큰 몫
서울제이에스병원 송준섭 병원장은 지난 3일 거스 히딩크 2002한일월드컵 한국축구대표팀 감독을 만나자마자 잔소리부터 했다. 히딩크 감독은 지난해 1월 송 병원장에게서 무릎 퇴행성관절염 수술을 받았는데, 정몽준 전 대한축구협회장과 테니스를 치는 장면이 최근 언론에 공개된 것을 송 병원장이 본 것이다.
송 병원장은 2010년 남아공월드컵,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한국대표팀 주치의를 맡는 등 8년동안 한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의 무릎과 발목 등을 돌봤다. 송 병원장은 히딩크 감독과 함께 일하지는 않았지만, 유럽에서 마땅한 치료를 받지 못했던 히딩크 감독의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해준 것이 계기로 신뢰를 나누는 사이가 됐다. 히딩크 감독이 송 병원장의 무릎 수술법 '홍보 대사'를 자처할 정도다. 그는 TV 프로그램에 나와 "10년 넘게 완전히 굽히지 못했던 무릎을 한국에서 치료받은 뒤 통증 없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고 여러 번 소개했다. 송준섭 병원장은 "히딩크 감독이 방송에서 수술 결과에 굉장히 만족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며 "그의 인터뷰를 보고 문의를 하는 외국인이 많다"고 말했다.
카타르 군(軍) 고위층 인사인 마수드 모하메드 알 카할디(62)씨도 그 중 한 명이다. 퇴행성관절염으로 고생하면서 다리가 O자로 휘어 있던 그는 히딩크 감독의 TV 인터뷰를 보고 한국 내 지인의 소개를 받아 송 병원장을 찾아왔다. 그는 송 병원장에게 휜 다리를 곧게 펴는 수술과 무릎 수술을 함께 받았다. 그는 귀국해 같은 증상을 갖고 있는 셰이크 압둘라 빈 나제르 빈 칼리파 알 싸니 총리에게 자신의 경험을 소개했다. 송 병원장은 지난 10월 알 싸니 총리의 초청으로 카타르 현지로 가 수술 일정과 세부 사항을 조율했다고 한다.
송 병원장이 히딩크 감독의 무릎을 고친 수술은 손상된 무릎 연골 부위를 잘라낸 뒤 제대혈(탯줄 혈액)에서 뽑은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카티스템이라는 치료제를 이식하는 것이다. 이식이 제대로 이뤄지면 줄기세포가 새로운 연골 조직으로 자라게 된다. 연골이 충분히 자라지 않은 수술 직후에는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다. 송준섭 병원장은 "통증 때문에 수술이 실패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이식한 줄기세포가 연골로 충분히 자랄 때까지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줄기세포 치료도 누가 하느냐에 따라 연골 재생률(성공 확률)이 달라진다. 송 병원장은 "뼛속에 구멍을 뚫어 줄기세포를 이식하는 것은 똑같지만 어느 위치에 구멍을 몇 개 뚫어서 이식하느냐에 따라 효과가 달라진다"며 "원인을 정확하게 찾아 없애는 것도 성패에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 공개할 순 없지만 자신만의 이식 기법이 있다는 것이다. 송 병원장은 줄기세포 수술을 할 때 치료 효과를 높이기 위해 환자가 가지고 있는 동반 질환도 함께 치료한다. 다리가 O자로 휜 사람은 뼈를 깎아 다리를 곧게 펴는 휜다리 교정술을, 십자 인대가 끊어진 사람은 인대를 이어주는 수술을 같이 하는 식이다. 축구 국가대표를 돌보면서 터득한 재활 노하우를 환자 재활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도 송병원장이기에 가능하다.
송 병원장은 "히딩크 감독 덕분에 세계 여러 곳에서 치료법을 묻는 환자들의 전화가 오고 있다"며 "의료 한류가 성형수술이나 암치료, 건강 검진 뿐 아니라 퇴행성관절염 같은 분야로도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