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질환

알로에, 대장 검게 하고 장 운동 둔화시켜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안트로퀴논, 대장 상피 손상
4개월 이상 장복하면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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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상 대장 점막(위)과 알로에 장복 후 검게 변한 대장 점막(아래). /대한대장항문학회 제공
변비에 좋다고 알려진 알로에를 먹으면 대장의 색깔이 검게 변하는 '대장흑색증'이 생기고, 대장 운동이 둔화돼 결과적으로 변비를 악화시킬 수 있다.

원인은 바로 알로에 겔·수액·잎에 있는 '안트로퀴논' 성분 때문이다. 안트로퀴논 성분은 위·소장을 통과할 때까지는 흡수되지 않다가 대장에 이르러서 활성 물질로 변화해, 대장의 상피세포를 손상시킨다. 경희대병원 대장항문외과 박선진 교수는 "손상된 대장의 상피세포를 대식세포가 먹고 대사되는 과정에서 검은 색소를 내는 리포푸신이 나와 대장벽이 검게 보이게 된다"며 "알로에는 천연 식품이라 거부감 없이 오래 먹는 경우가 많지만, 장기간 먹으면 안된다는 것은 이미 연구결과가 많이 나오는 등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 알려져있다"고 말했다.

안트로퀴논은 알로에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센나(senna), 카스카라(cascara), 식물 글리코사이드(plant glycosides)가 든 자극성 변비약에도 있다. 박 교수는 "이들 변비약은 대장 벽에 자극을 줘서 변비를 개선하지만, 역시 대장흑색증이 생길 수 있어 장기 복용하면 안된다"고 말했다.

대장흑색증은 영구적인 것은 아니다. 알로에 등 안트로퀴논이 든 식품·약을 먹은 기간 만큼 중단하면 사라진다. 박 교수는 "그러나 계속 먹는다면 장벽 손상이 반복 돼 결국 장의 운동이 둔화될 수 있다"며 "어쩌다 한 번 먹는 것은 문제가 없지만 4개월 이상 장복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대장항문학회 조사결과 변비에 가장 효과가 있다고 생각하는 식품으로 유산균, 고구마, 바나나, 사과에 이어 다섯 번째로 알로에가 꼽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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