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정 향료, 기관지 점막 자극… 천식 등 호흡기 질환 유발

직장인 전모(29)씨는 향수와 룸스프레이·디퓨저 등 방향제(芳香劑)를 애용하고 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향수를 뿌릴 때마다 기침·콧물이 나고, 머리가 지끈거렸다. 며칠이 지나도 증상이 계속돼 이비인후과를 찾았더니, 의사는 "기침이 나면 향수·방향제를 쓰지 말라"고 말했다. 향수·방향제를 끊자 증상은 사라졌다. 전씨처럼 향수·방향제를 쓰고 기침·콧물 같은 호흡기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특정 향을 내는 향료 때문인데, 향료는 공기 중에 노출되면 빠르게 분산돼 코나 목 등의 호흡기로 쉽게 들어온다. 호흡기로 들어오면 기관지 점막에 있는 세포를 자극, 호흡곤란·기침·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 2014년 인도 뉴델리대 호흡기내과 쿠마 교수팀이 140개의 가정을 살펴본 결과, 향료에 많이 노출된 그룹의 천식·알레르기 비염 위험이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30% 높았다.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정성환 교수는 "리모넨, 아트라놀 등의 향료는 코와 목 점막을 자극해 면역력을 떨어뜨리고, 기도를 민감하게 한다"며 "향수에 많이 노출되면 가래가 섞인 기침을 하거나 숨을 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천식 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미국·EU 등에서는 일부 향료(리모넨·벤진 아세테이트·아트라놀 등)의 사용을 규제하고 있다.

서강대 화학과 이덕환 교수는 "호흡기가 건강한 사람은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알레르기 비염·천식 등 호흡기 질환을 앓는 사람은 향수·방향제 사용을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향수 등은 팔목·옷깃 등에 뿌려 호흡기에 닿는 것을 최소화해야 한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한아름 헬스조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