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맛집
[김수진 기자의 프랜차이즈 맛 이야기] 공기반 초밥반, '은행골'
김수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9/05 08:00
(6)은행골
독특한 초밥이 있다는 말을 듣고 마포구에 있는 은행골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10명 남짓한 직장인 무리가 커다란 테이블 앞에서 커다란 참치초밥을 안주삼아 '건배'를 연신 외치고 있었다. 자연스럽게 다찌(바 테이블)로 가 앉았다. 시간은 8시 반. 저녁을 먹기엔 조금 늦었지만, 초밥을 먹으려는 사람들은 계속해 꾸역꾸역 들어왔다. 대체 무엇이 그렇게 특이하기에 이렇게 사람이 오는 걸까?
메뉴 구성은 단출하다. 초밥과 참치회, 낱개초밥이 다다. 초밥의 종류도 적다. 참치(빨간살)와 연어, 분홍 찐 새우, 새우장, 광어 지느러미, 계란, 문어, 장어, 활어가 다다. 사람들이 많이 시킨다는 12개의 초밥이 나오는 모둠 초밥이 단돈 1만원이다.
벽 한편에는 초밥을 손으로 집어 먹는 게 실례가 아니라는 내용의 작은 안내판이 걸려 있다. 은행골의 초밥은 밥알 사이사이에 공기가 들어가서 손이 아닌 젓가락을 사용해 집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란다. 기대 반 걱정 반으로 몇 개의 초밥을 시켰다. 입에 넣기 직전에는 단촛물의 향이 확 느껴지더니, 입 안에 넣으니 모든 재료들이 입 안에서 가볍게 퍼지며 녹았다. 처음 맛보는 신선한 식감이었다. 이정도로 밥알에 공기층이 많은데, 초밥은 어떻게 쥐는 건가 싶어 슬쩍 곁눈질로 초밥 제조 과정을 훔쳐봤다. 밥을 먼저 뭉쳐 두고 그 위에 재료를 한 점씩 올리고 있었다. 보수적인 사람들이 보면 놀랄 일이긴 하지만, 어차피 은행골이 고가의 스시집은 아니니 이 부분은 넘어가도 좋을 것 같다.
재료 자체도 고급은 아니다. 새우장 초밥에는 내장이 고스란히 보이고, 참치는 살짝 비리다. 연어의 선도는 나쁘지 않지만 두께는 확실히 얇다. 결국 은행골 초밥의 매력은 밥알에 있다. 단촛물 간이 좀 세다고 느낄 수 있지만, 꼭꼭 뭉친 떡 같은 밥 위에 올린 초밥보다는 낫다. 가격대비 나쁘지 않은 초밥, 한 번쯤 먹어볼만한 초밥이다.
대표 메뉴 모둠 초밥
추천 메뉴 연어 초밥(단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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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 탐방이 취미. 맛이 있거나, 건강에 좋은 음식 둘 중 하나가 아니면 싫어한다.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먹으면 건강에도 좋다는 철학을 가지고 있다. 멀리 있고 비싼 맛집보다, 누구나 손쉽게 갈 수 있는 프랜차이즈에서 맛있는 메뉴를 찾으려 힘쓰는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