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조영제 부작용 한 해 1만4500건… 알레르기·콩팥병 환자 위험 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9/02 09:05
[CT·MRI 검사용 약물 투여하니 두드러기·호흡곤란]
저절로 배출되지만 독성 유발도… 과민반응 심해지면 사망 위험
◇"병 찾는 데 도움 주지만, 병 일으키기도"
조영제는 위·장·혈관 등으로 흘러가서 엑스(X)선이 투과되는 양을 다르게 만들어, 영상에서 각 조직·혈관을 더 잘 구분할 수 있도록 돕는 약물이다. 영상 검사나 심장 스텐트 같은 시술 등을 할 때 쓰인다. 엑스레이나 CT를 찍을 때는 주로 요오드화 조영제를, MRI 검사 시에는 가돌리늄 조영제를 쓴다. 몸속에 들어온 조영제는 수 시간~수 일 후 자연스럽게 몸 밖으로 배출된다. 그러나 조영제는 사람에 따라 과민반응이나 독성을 유발할 수 있다.
◇조영제 대표 부작용
▷알레르기 질환자, 과민반응 위험=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에서 2013년까지의 조영제 부작용 사례를 분석했더니, 두드러기가 31%로 가장 많았고, 가려움증(22%), 구토(8%), 발진·오심(7%) 순이었다. 서울대병원 약물유해반응관리센터 강혜련 교수(알레르기내과)는 "이는 조영제의 특정 성분이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해 나타나는 증상"이라며 "알레르기 반응이 심하면 호흡곤란·심정지 등이 오거나 혈압이 급격히 떨어질 수 있는데, 10만 명 중 한 명은 조영제 사용 중 이러한 이유로 사망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일부 병원에서 조영제를 투여하기 전에 피부에 소량 주입해 알레르기 반응을 예측하는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예측 효과가 크지 않은 편이다. 강 교수는 "천식이나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은 조영제 과민반응 위험이 높으므로 반드시 의료진에게 이를 알려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콩팥 기능이 떨어진 사람은 조영제 중 가돌리늄 조영제를 쓰면 피부가 섬유화돼 딱딱하게 굳고 두꺼워지는 전신섬유화증이 생기기도 한다. 이 병은 심할 경우 심장·폐에도 영향을 끼쳐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조영제 사용 전 병력(病歷) 밝혀야
아직까지 조영제 부작용을 완벽하게 막는 방법은 없다. 다만, 조영제 부작용 피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이 최근 활발하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와 대한영상의학회에서는 의료인용 조영제 지침을 만들어 배포했고, 서울대병원은 전국 의료인을 대상으로 조영제 안전 관리 강좌를 개설하는 등 조영제 부작용에 대한 의료계의 관심이 크다. 한국의약품안전관리원은 지난해 국민들에게 조영제 부작용 등에 관한 정보를 알리고자 리플릿을 제작·배포했다.
강혜련 교수는 "병원에서는 조영제를 쓰기 전 부작용 위험에 대해 환자에게 설명하도록 돼 있다"며 "환자들도 조영제 투여 전 의료진에게 자신의 병력을 알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