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 씨는 얼마 전 매우 놀랐다. 3살 된 아들이 트램플린을 탄 후 잘 걷지 못하게 됐기 때문. 바로 응급실에 갔더니 의사는 “아기가 갑자기 과도하게 뛰어 고관절을 싸고 있는 활액막에 염증이 생겼다”며 “아기가 활동하지 못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씨의 아이가 앓는 병은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으로 활동이 많은 10세 미만 남자아이에게 흔하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고관절 활액막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절반 이상이 3~10살 소아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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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가 무릎을 부여잡고 있다/사진 출처=조선일보 DB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은 고관절에 생기는 '감기'라 불릴 만큼 흔하다. 응급실에 내원한 소아 고관절 환자 중 85%가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으로 진단받았다.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은 고관절의 활액막에 염증이 일시적으로 생긴 병으로 무릎, 허벅지 등에 통증이 생긴다. 고대안암병원 정형외과 이순혁 교수는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의 발생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나 외상, 알레르기, 바이러스 등이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며 "감기나 중이염 등 호흡기감염질환을 앓고 나서 생기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은 안정을 취하면 3~7일 후에 대부분 증상이 완화된다. 병의 진행 상태에 따라 비(非)스테로이드성 진통소염제도 사용한다.

그러나 섭씨 38도 이상의 고열, 부종과 함께 걷지 못할 정도로 심한 통증을 느끼면 화농성고관절염을 의심해야 한다. 화농성고관절염은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과 초기 증상이 비슷해 혼동하기 쉽다. 분당서울대병원 정형외과 조우람 교수는 "화농성고관절염은 일과성고관절활액막염과 달리 진행 속도가 빨라 치료 시기를 놓치면 하지 단축, 관절 변형, 조기 퇴행성 관절염 등이 생길 수 있다"며 "염증 수치를 확인하는 혈액 검사나 자기공명영상(MRI) 등을 이용해 진단한다"고 말했다. 화농성고관절염은 고관절에 세균이 침투해 염증을 일으키고, 관절을 파괴하는 질환이다. 보통 혈액을 통해서나 다른 감염 부위에 의해 전이되는 경우가 많다. 치료 시기를 놓치면 영구적인 후유증이 생기므로 진단 즉시 수술하는 것이 좋다. 염증을 제거하는 수술과 함께 항생제 투여로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