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환자가 심전도 검사 결과 '우각차단'이라는 진단을 받으면, 대부분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좌각차단, 우각차단, 방실차단 등 심전도 검사와 관련된 용어가 다양하고 어렵기 때문이다.

심장은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쉬지 않고 뛰고 있다. 몸속에서 전기 자극이 저 절로 생겨 심장에 고루 퍼지기 때문이다. 전기 자극은 심장 근육을 수축하게 해 심장이 피를 온몸으로 보내도록 한다.
 
정상적으로 전기 자극이 처음 시작하는 곳은 오른쪽 심방 안에 위치한 동방 결절이다. 여기에서 시작된 전기 자극은 방실결절이라는 곳을 거 쳐 심장의 왼쪽 다리(좌각)와 오른쪽 다리(우각)를 통해 양쪽 심 실로 전달된다. 고속도로로 비유하면 서울(동방결절)에서 출발 한 기차가 대전(방실결절)을 거쳐 경부선(좌각)과 호남선 (우각)으로 각각 전달되는 것이다.

¹방실차단은 동방결절에서 시작된 전기 자극이 방실결절로 가는 길목에 문제가 생긴 것이다. 추석이나 설 명절을 보면 서울을 빠져나간 차가 광주나 부산은커녕 경기도에서부터 정 체를 반복하는 경우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방실차단의 단계는 1도, 2도, 3도로 구분되는데, 1도와 2도 방실차단의 일부는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2도 방실차단의 일부와 특히 3도 방실차단의 경우 증상이 없더라도 맥박이 안정적으로 뛰도록 하기 위해 심박조율기(Pacemaker)를 몸 안에 넣는 시술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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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 자극 전달 경로가 그려진 심장

방향에 따라 구분되는 좌각차단, 우각차단

대전까지는 잘 왔지만 경부선(좌각)이나 호남선(우각)으로 가 는 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이것을 각각 좌각차단, 우각차 단이라고 한다. 우각차단은 심전도에서 특정 부위의 파형이 넓 어진 정도를 보고 불완전 또는 완전 우각차단으로 구분한다.
 
좌각차단이나 우각차단으로 증상은 잘 생기지 않는다. 우각 차단의 경우 불완전이든 완전이든 상관없이 대부분 추가 검사 없이 지켜보면 된다. 하지만 좌각차단이 있을 경우 특히 노인 에서는 고혈압이나 관상동맥질환, 심장판막질환 등 동반된 심 장질환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심초음파 등 정밀검사를 권한 다. 심장에서는 오른쪽의 심실보다 왼쪽의 심실이 훨씬 더 두 껍고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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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현

중앙대학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KMI 한국의학연구소 의학박사로 있다. 의학박사 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노인의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TV 프로그램 과 언론 매체 등에 고정 칼럼을 연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