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호흡하는 폐, 담배 피우는 폐보다 100배는 더 나빠
입호흡 습관 코호흡으로 고치면 기관지, 폐기능 살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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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한의원 김남선 원장 사진

의사인 K씨(89)는 20대 초반부터 담배를 하루2갑씩 피워 온 헤비스모커였다. 5년 전부터 평지에서 걷기 힘들 정도로 숨이 차고 기침과 가래가 반복돼 나타났는데, K씨는 병원에서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을 받았다. K씨의 폐 기능은 30% 정도 밖에 남지 않은 상태였다. K씨는 담배를 끊고 의학과 한방의학이 도움을 받아 병행치료 한 덕분에 증상이 어느 정도 개선되는 듯 했다. 하지만 K씨는 지난 1월 독감에 걸린 후 호흡에 어려움을 겪어 입원했다가 증세가 호전되지 않아 호흡과 심장이 정지됐다.

COPD(만성폐쇄성폐질환), 폐섬유화증 등의 폐질환은 장기적으로 폐를 손상해 호흡 기능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 같은 질환으로 폐와 심장이 딱딱해지면 심장 기능이 정지될 수 있다. 정상적인 폐와 기관지에서는 백혈구가 세균, 바이러스, 유해물질, 미세먼지나 알레르기 물질 등을 걸러주지만, 약해져서 기능이 소실된 폐와 기관지는 면역력이 떨어져 빠르게 망가진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위원회에 따르면 45세 이상의 19.4%, 여성의 7.9%에서 COPD가 나타났다.

COPD는 암과 당뇨, 고혈압, 심장병에 이어 치사율이 높은 질환이지만 경증인 경우 치료, 관리만 잘하면 위험성이 크지 않다. 폐질환 치료에 가장 우선시 되는 항목은 금연이다. 병에 걸린 다음이라도 담배를 끊으면 병의 진행을 지연하거나 멈출 수 있다. 평소 감기나 폐렴 등 호흡기 질환을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요즘 같은 건조한 날씨에는 호흡기가 미세먼지, 알레르기 물질, 꽃가루, 화분 등에 노출되지 않게 하고 외출 후 손과 얼굴을 깨끗이 씻어 개인위생을 철저히 해야 한다. 바이러스성 질환이 창궐할 때는 사람이 많은 곳을 피하는 것도 방법이다.

한방에서 볼 때 폐질환에 취약한 부류는 태음인이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만성 폐질환의 75%가 태음인이다. 기관지나 폐포에 힘이 없고 폐력(肺力)이 평균 이하인 태음인은 코로 공기를 흡입하는 기능이 떨어져 자연히 입으로 호흡을 보충하게 된다. 입호흡이 편하다는 생각이 뇌에 고착화되면 입호흡은 점차 습관이 된다. 입호흡은 폐질환을 부르는 요인이다. 먼지, 찬 공기, 알레르기 물질, 바이러스, 박테리아, 곰팡이 같은 유해물질을 걸러내주지 못해 바로 폐에 타격을 입히기 때문이다. 때문에 입호흡의 교정은 한방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폐질환 예방법이다.

한방의학에서 폐 치료를 할 때 기침, 가래, 호흡곤란의 증상을 완화시켜 삶의 질을 올리는 데 주안점을 둔다. 폐를 회복시켜 재생시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복약과 폐 재활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12~14일 일본 도야마(富山) 국제회의장에서 열리는 ‘COPD의 치료병에 관한 국제회의’에는 일본 도쿄의 도호대학의료센터인 오오모리(大桑)병원 동양의학과 코노요시나리(訶野吉成) 교수,  이와야마(岩山精三) 박사, 동방대학 주임교수 미우라오토(三浦於兎) 박사 등이 모여 최신 폐질환 치료법에 대해 집중적으로 토론을 한다. 필자도 영동한의원만의 독자적인 치료법을 가지고 학술대회에 참석한다.

영동한의원에서는 아로마 오일인 유칼립투스(Eucalyptus)나 페퍼민트(Peppermint) 등을 증류수에 희석해 연무기(Nebulizer, 네블라이저)를 이용해 치료한다. 한약으로는 ‘金氏 영동탕’을 쓴다. 2000년 전부터 중국 고금에서 언급해 온 소청룡탕(小靑龍湯)을 현대에 맞게 발전시킨 ‘金氏 영동탕’은 기관지 확장 효과가 있는 신이화에 폐의 염증을 가라앉히고 폐포나 모세기관지를 활성화시키는 금은화를 첨가해 좁아진 기관지 확장과 항알레르기 작용, 기관지 염증 반응 감소, 망가진 폐포를 재생 등의 효과가 뛰어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