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의학
골프와 섹스의 상관관계
에디터 배만석 | 글 이종현(<레저신문> 편집국장)
입력 2015/06/17 09:00
얼마 전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연인이었던 린즈 본과의 결별을 털어놓으면서 “괴롭다”고 말했다. 결별의 이유는 바쁜 일정 때문이라며 3년간의 관계를 끝낸다는 내용이었다. 이에 대해 골프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우즈가 더 걱정된다며 노파심을 내비쳤다. 실제로 린즈 본과의 이별이 발표된 직후 치른 미국프로골프(PGA) 투어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서 우즈는 공동 69위라는 불명예 기록을 남겼다. 우즈가 참가했던 투어플레이스 챔피언십 역대최악의 성적이다.
미국 골프와 세계 골프 시장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타이거 우즈의 부활이 절대적이다. 수많은 스포츠 전문가들은 왜 타이거 우즈를 걱정하고 나서는 것일까. 보통사람들은 스트레스를 털어내기 위해 술을 마시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우즈는 여자와 함께 스트레스를 해소한다. 우즈 주변 관계자는 “우즈는 과거에도 경기를 망치면 여성들과 관계를 맺곤 했다”고 했다. 그를 통해서 자신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찾았고 좋은 성적을 거둬왔다는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섹스중독으로까지 분류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우즈는 섹스를 통해서 좋은 성적을 거둬왔고 또 새로운 에너지를 얻어왔다. 타이거 우즈에게 여자와 섹스는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주는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즈에게는 금욕보다는 연인이, 사랑이 필요한지도 모른다.
우승을 위해 우즈에게 필요했던 건 사랑의 묘약
타이거 우즈는 2009년 11월 이혼한 아내 엘린 노르데그린에게 불륜이 발각된 뒤 골프대회 성적이 추락했다. 세계 언론과 팬들로부터 도덕적 지탄을 받아야 했고, 오랫동안 긴 슬럼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우즈는 결국 이혼 당했고 다음해인 2010년 각 대회에 출전했지만 컷오프를 거듭했다. 그해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에서 18오버파 72위라는 초라한 성적으로 우즈답지 못한 실력을 보였다. 스윙, 체력, 기술엔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렇지만 성적은 계속 곤두박질쳤고 결국에는 골프 클럽을 놓고 대회 출전을 포기해야만 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그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절대적인 안정과 자신감 그리고 강한 에너지를 가져다줄 수 있는 연인, 즉 사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후 2013년 초부터 우즈는 린즈 본과 본격적으로 만나면서 무려 4년 만에 첫승을 거뒀다. 이후 본과의 만남은 계속됐고, 7개 대회에 출전해 네 번이나 우승했다. 사랑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를 보여준 우즈에 대해 호사가들은 연이어 떠들어대기 시작했다.
2006년 우즈는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 퍼트를 하고 가장 먼저 아내의 품에 안겨 한없이 눈물을 흘렸다. 호랑이처럼 강한 스윙과 파워를 갖고 있지만 정작 그는 여리디 여린 감성이 풍부한 골프황제였음을 잘 보여준다. 그렇기에 우즈에게 연인은 골프를 하는 데 절대적 힘을 가진 ‘사랑의 묘약’인 셈이다.
사랑만큼 위대하고 기적과 같은 단어는 없다
그러고 보면 우리 인간에게 사랑만큼 위대하고 기적과 같은 단어는 없다.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묘약인 것이다. 사랑은 나무와 햇빛 등의 자연과 섞일 때 그 힘이 배가된다고 한다. 설렘과 용기를 주는 것이 바로 사랑인 것이다.
한때 한국 프로선수로 활동했던 A씨는 “대회에 임하기전 항상 섹스로 마음의 안정을 얻었다”고 고백한 적이 있다. 경기에 대한 불안감과 압박감을 섹스를 통해 마음의 평화와 함께 몸의 리듬을 찾았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충분히 일리가 있는 내용이라고 했다. 한동안 운동선수들에게는 금욕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됐지만 요즘엔 오히려 적극적으로 권하는 양상까지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경기 전날 부부관계를 가지면 플레이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축구나 야구의 경우 경기 전날 섹스의 유·무해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몸을 릴랙스하게 해 정신적 상쾌함과 가벼운 몸을 만들어준다는 측과 오히려 몸을 경직시키고 체력 소비로 인해 제대로 플레이 하지 못한다는 측으로 갈린다. 전문의들은 “인간이 하루에 섭취해야 하는 칼로리가 2400㎉며, 부부관계를 통해 소모되는 칼로리는 300㎉다. 수치로만 본다면 라운드전날 섹스는 체력적 소비가 분명해 권할 만한 것은 못 된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섹스로 소모되는 칼로리는 영화를 2시간 정도 보고 난 후의 가벼운 피로와 비슷한 성질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심리적으로 더 강한 자신감과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따라서 몇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일상생활의 리듬으로 돌아오며 오히려 스트레스를 받는 것보다 더 낫다는 평가다. 라운드 전날 일부러 부부관계를 피하는 것은 강한 욕구 불만으로 나타날 수 있어 라운드에 더 해로울 수 있다. 따라서 자연스러운 부부관계는 정신적인 자정효과를 줘 긴장감을 풀어주고 새로운 정신적 에너지를 만들어내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골프를 쉽게 끊지 못하듯 사랑 역시 쉽게 끊어내지 못하는 걸 보면 많은 부분에서 닮아 있다. 그리고 플레이를 하면서 골프만큼 성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하는 스포츠도 없을 것이다. 자연에서 하는 운동이면서 행위 메커니즘 역시 섹스랑 참 많이 닮아서일 것이다.
<레저신문> 편집국장.
시인이자 골프 전문기자로 28년째 신문과 인터넷에 전문 칼럼을 쓰고 있다. 문인협회 회원이자 대한골프협회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골프장 최초로 그린 콘서트를 열어 14년째 진행하고 있으며, 국내 최초로 연예인 구단을 만들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