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에서 가장 뛰어난 현자(賢者)로 손꼽히는 공자는 <논어> ‘위정편’에서 나이 쉰을 지천명(知天命)이라 했다. 50세에 이르면 하늘의 뜻을 알게 된다는 것. 인간이 하늘의 뜻을 어찌 다 알까만은 50대 이상이라면 언제쯤 날씨가 궂을지는 알게 되는 것 같다. 비결은 바로 신경통이다. 무릎이 쑤시기 시작하면 어김없이 비가 내리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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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래줄에 널린 흰 티셔츠
햇빛이 쨍쨍 내리쬐던 어느 날 “어멈아~ 빨래 걷어라” 하며 뜬금없는 얘기를 했던 ‘할머니 일기예보’가 제법 정확했다는 걸 알 나이가 된 것이다. 비가 내리기 직전엔 습도는 오르고, 온도와 기압은 내려간다. 여기에서 중요한 건 기압이다. 문동언마취통증의학과 문동언 원장은 “기압이 내려가면 몸의 관절 속 압력이 높아지면서 관절액이 팽창해 통증을 느끼게 된다. 연골세포가 통각신경을 자극해 통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쉽게 말해 비행기를 타고 갈 때 귀가 아픈 것과 같은 원리”라고 말했다.

이처럼 날씨 변화로 인해 나타나는 질병을 흔히 ‘기상병’이라고 한다. 기상병은 수술을 경험한 이들에게도 나타난다. 날씨가 궂을 것 같으면 수술한 부위에 통증이 생기기 때문이다. 관절의 경우 온도 변화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온도가 떨어져 추워지면 관절액의 점도는 높아지는 반면 힘줄은 수축되면서 강직도가 올라가 염증 반응이 나타나게 되는 것이다. 날씨 변화에 예민한 사람은 비 오는 날 우울증에 시달리기도 한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젊은 사람보다는 나이 든 사람에게서 그런 현상이 더 많이 나타난다. 실질적으로 기상병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저 날씨가 안 좋을 것 같으면 미리 진통제를 챙겨먹는 것밖에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