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길 여행
예스러운 것과 현대적인 것이 어우러진 동네로 시간여행을 떠났다. 어떤 곳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분위기가 감도는 서촌에서의 두 번째 이야기.
예나 지금이나 삶의 터전으로 당당히 버티고 있는 전통시장. 통인시장은 1940년대부터 서촌 한복판에 자리하고 있다. 요즘은 여느 관광지만큼이나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명소로알려져 있다. 인터넷에서 입소문을 타면서 찾는 이들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통인시장을 제대로 즐기고 가려면 다음 두 가지는 필수다. 첫 번째는 도시락 카페. 뷔페 시스템을 갖춘 통인시장만의 특별한 점심을 먹어보자. 시장 중심 2층에 마련된 도시락 카페에서 5000원이면 일회용 도시락 통과 엽전 10개(5000원 어치)를 구매할 수 있다.
갓 구운 떡갈비 한 개는 엽전 한 냥, 고기로 두툼하게 속을 채운 고추전 한 개는 엽전 두 냥, 어머니 손맛으로 무친 나물 한 줌은 엽전 한 냥에 구입 가능하다. 시장을 돌면서 먹고 싶은 반찬을 골라 도시락을 채우면 나만의 점심이 완성된다.
달군 철판에 기름을 두르고 튀기듯 볶는 기름 떡볶이도 통인시장에서 빼놓을 수 없는 별미다. 서촌 토박이라면 이곳 떡볶이를 먹고 자라지 않은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하다. 담백한 걸 좋아한다면 간장떡볶이를, 매운 걸 좋아한다면 매운 떡볶이를 추천한다. 1인분에 3000원.
문의 02-722-0911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5길 18
놋그릇 가지런히
근사한 그릇 문화 ‘한국의 로얄코펜하겐’을 꿈꾸는 곳. ‘놋그릇 가지런히’는 예부터 쓰던 놋그릇을 모던하게 만들어 일상에서 쉽게 쓰이게끔 하고픈 마음에서 탄생했다. 징을 만드는 무형문화재인 이용구 선생의 며느리인 박순영 대표가 현대적인 방식으로 그 맥을 잇고 있다.
놋그릇은 무거워서 쓰기 불편하고 촌스러운 디자인일 거라 생각하면 오산. 이곳의 놋그릇은 현대적인 디자인에 은은한 빛으로 반짝여 우아한 멋을 풍긴다. 모양만 아름다운 게 아니다. 무독성 금속으로 만들어진 놋그릇은 항균 기능과 보냉·보온 효과가 뛰어나다. 손님의 기호와 상황에 맞춰 주문 제작하는 방식이며, 주문과 즉시 경남 거창의 공방에서 만들어져 일주일 후면 받아볼 수 있다.
문의 02-736-6262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13길 3
효자 베이커리
투박한 맛과 멋이 정감 가는 서촌의 대표 동네 빵집이다. 대형 프랜차이즈 빵집이 골목 깊숙한 곳까지 파고들어도 ‘효자 베이커리’는 끄떡없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30년 가까운 세월 동안 빵을 만들어온 주인장의 노하우가 담긴 맛이 인기 비결.
어느 시간에 가도 네댓 명의 손님이 꼭 있는 이곳은 입구로 들어설 때부터 감동이 느껴진다. 모든 점원이 밝고 활기찬 얼굴로 살갑게 손님을 맞이하며, 시식용 빵도 건넨다. 뭘 먹어봐도 맛있는 건 또 다른 감동. 게다가 거의 하루 종일 2층 공장에서 빵을 계속 만들어 내려 보내기 때문에 막 구운 따끈한 빵을 가져갈 수 있다. 인기 1위 상품인 콘브레드는 5000원, 어린 시절 먹던 맛 그대로인 햄버거빵은 단돈 2000원.
문의 02-736-7629
주소 서울시 종로구 필운대로 54
영화루
1970년대 중국영화의 배경이 돼도 어색하지 않을 만큼 고풍스러운 외관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루는 반백 년 전통으로 이어져 내려온 이름난 중국집. 점심시간에 가면 기본 20분 이상은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다.
동네 중국집답게 가까운 거리는 배달도 한다. 이 집의 명물은 매운 청양고추를 넣은 고추짬뽕(7000원)과 고추짜장면(7000원). 고추짬뽕은 기분 좋은 매콤함으로 얼큰하게 해장하기 좋고, 느끼한 짜장 맛을 고추로 깔끔하게 잡아주는 고추짜장면은 먹다보면 금세 한 그릇을 비운다.
문의 02-738-1218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65
박노수미술관
울창하게 우거진 나무와 아담한 정원, 붉은색 벽돌집. 밖에서 보면 그저 아름다운 개인주택처럼 보인다. 1930년대에 지어진 이곳은 마지막 가옥주였던 박노수 화백이 종로구에 기증한 주택이다. 2013년에 미술관으로 문을 연 이후 누구나 들러볼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집 안팎에 박 화백의 소장품들로 가득 채워져 있는데, 그가 40년 넘는 세월을 살았던 만큼 손때와 애정이 묻어난다. 2층에는 박노수 화백이 실제로 작업공간으로 쓰던 공간을 그대로 보존해놓았다. 곳곳에 전시된 그의 작품들을 보고 있노라면 동양적인 선과 색감이 아름다워 저절로 기분이 편안해진다.
문의 02-2148-4171
주소 서울시 종로구 옥인1길 34
이상의 집
스물일곱 짧은 생을 산 작가 이상을 기리기 위한 문화공간이다. ‘이상의 집’은 이상이 세 살 때부터 스물세 살까지 살던 집터의 일부분으로, 조금이나마 그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다.
이상이 세상을 떠난 후 그의 작품들을 모아서 발간된 <이상선집>, 이상의 작품 <날개>의 소개말이 실리던 잡지 <조광> 등이 전시돼 있다. ‘이상의 집’은 단순히 이상만을 위한 공간이 아니라 열린 공간이다. 음료도, 입장료도 무료. 누구나 들러서 쉬다 갈 수 있게 해놓았다. 신진 문학가의 전시도 종종 열리니 구경해도 좋다
문의 070-8837-8374
주소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7길 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