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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의 敵' 누명 벗은 계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 안 높여"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5/27 08:30
계란과 콜레스테롤… 많이 먹어도 흡수 다 안돼
매일 1~2개 영양상으로 좋아 당뇨병 환자는 週 2개 제한
지난 2월 미국 정부에서 '건강한 사람은 계란 같은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식품 섭취를 제한할 필요가 없다'고 식이지침을 바꿨다. 기존에는 식품을 통한 콜레스테롤 섭취를 300㎎(계란 한 개 당 215~275㎎ 함유)으로 제한했다. 콜레스테롤이 든 식품 섭취에 대한 지침이 바뀌었지만, 아직도 계란 등을 먹기 꺼리는 사람이 많다.
◇계란, 혈중 콜레스테롤 양과 무관
30여 년 전만 해도 매일 계란을 2개 이상 섭취하면 심장병(협심증·심근경색)의 위험이 증가한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정반대의 연구가 나오기 시작했다. 계란 섭취를 해도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영향을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심장병 위험도 증가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계란이 혈중 콜레스테롤을 높이는 주범으로 알려지면서 1969년과 비교해 1995년의 계란 섭취량이 27%(1년에 321→235개) 감소했지만, 혈중 콜레스테롤 농도는 평균 3% 만 감소했다. 오동주 교수는 "우리 몸의 콜레스테롤은 음식으로부터 들어오는 것이 10~30%이고 나머지는 간에서 만들어진다"며 "음식이 혈중 콜레스테롤에 큰 영향을 안 미치는 것은 물론,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으면 장에서 흡수를 안 시키는 자동조절시스템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뇨병 환자는 장(腸) 기능에 이상이 생겨 콜레스테롤 조절이 잘 안될 수 있어 계란 섭취를 일주일에 2개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콜레스테롤 민감한 사람은 소수
식품에 있는 콜레스테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 있긴 있다. 일반적으로 apo E 4/4유전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오 교수는 "섭취한 콜레스테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은 전 인구의 20~30%로 적다"며 "하루에 3개 이상 한 달 정도 계란을 먹은 뒤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30~50㎎/㎗ 이상 올라가면 민감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콜레스테롤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사람이라도 계란 등 콜레스테롤이 많이 든 식품을 먹으면 LDL콜레스테롤과 HDL콜레스테롤이 모두 증가해 정작 심장병 위험은 적다. 심장병에 중요한 위험지표는 LDL과 HDL콜레스테롤의 비율로 보기 때문이다.
◇계란 하루에 1~2개 권장
계란은 칼로리가 73㎉에 불과한 저열량 식품이고 영양가가 높다. 계란 한 개만 먹어도 하루 필요 단백질의 10%, 리보플라빈 15%, 비타민B12 8%, 비타민K 31%, 셀레늄 17%를 공급받을 수 있다. 오동주 교수는 "영양섭취가 불량한 노인들이 계란을 매일 1~2개씩 먹으면 특히 좋다"고 말했다. 아침 대용식으로 삶은 계란 한 개를 먹으면 영양소 공급과 함께 포만감도 느낄 수 있어 다이어트에도 좋다. 미국 루이지애나 주립대학의 연구결과, 아침 식사로 계란을 먹으면 같은 양의 단백질이 포함된 시리얼을 먹는 것보다 포만감이 컸다. 계란 섭취군에서 배고픈 느낌과 관련된 호르몬(그렐린)의 수치가 더 낮았는데, 연구팀은 "같은 양이라도 단백질의 질이 좋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