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人 장수 비결
100세 이상, 100만 명 중 346명
가족 주치의, 혈관 고위험群 관리

'체 게바라의 나라' '사회주의 국가' 정도로 알려진 쿠바가 대표적인 '센테네리언(Centenarian·100세人)의 나라'라는 사실을 아는 이는 드물다. 쿠바 국립과학연구소(CNIC)에 따르면 쿠바 인구는 1100만 명인데, 그 중 18%가 60세 이상이다. 2012년 조사에 따르면, 100세 이상 인구가 100만 명당 346명이나 된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회원국 중 100세 인구 비율이 가장 높은 프랑스(100만 명당 364명)와 견주어도 큰 차이가 없다. 쿠바에 장수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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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長壽) 국가 쿠바에서는 국민의 건강을 위해 정부가 혈관 건강에 좋은 폴리코사놀과 위장 건강에 효과가 있는 아벡솔을 무료로 나눠준다. / 헬스조선 DB
먼저, 쿠바인의 식습관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쿠바에서는 밥에 늘 검붉은 색의 검은콩을 넣어 먹는다. 검은콩을 팥죽처럼 만든 '꽁그리(Congri)'를 밥에 얹어 먹기도 한다. 검은콩은 단백질을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혈당을 낮추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쿠바인들이 토마토·아보카도 등 조리하지 않은 생채소를 곁들여 먹거나 인스턴트 식품을 거의 먹지 않는 것도 그들이 장수하는 이유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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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건강식을 한다고 무조건 장수하는 것은 아니다. 쿠바가 원래부터 장수 국가였던 것도 아니다. 카스트로 정권의 미국에 대한 적대정책 탓에 쿠바의 대외 교역이 봉쇄되고, 이로 인해 식량과 의약품이 부족해 1990년대 이전까지는 영아 사망률과 질병 발병률이 급증했다.

쿠바 정부가 국민의 건강 증진에 관여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병에 걸린 뒤에 치료하지 말고, 미리 예방해 100세가 넘어서도 건강하게 활동할 수 있게 하자'는 목표를 세우고 가족 주치의 제도를 운영한 것이다. 쿠바 정부는 120여 가구당 한 팀의 의사·간호사를 두고, 이들의 건강을 돌보고 책임지게 했다. 혈관 질환이 있거나 앞으로 혈관 질환이 생길 것으로 보이는 고위험군이나 노인층에게 쿠바산 사탕수수 왁스 추출물로 만든 '삐삐지(PPG)'를 무상으로 지급했는데, 그 이후로 쿠바인들의 총콜레스테롤 수치가 떨어졌다고 한다. 특히 나쁜 콜레스테롤로 불리는 LDL은 낮아지고, 좋은 콜레스테롤인 HDL은 상승했다. 삐삐지는 우리나라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폴리코사놀'이라는 기능성 원료로 인정을 받은 것이다.

쿠바 국립과학연구소에 따르면, 폴리코사놀을 매일 20㎎씩 꾸준히 4주간 섭취하면 총콜레스테롤 11.3% 감소, LDL 22% 감소, HDL 29.9% 상승 등의 효과가 있다. LDL이 낮아지고 HDL이 높아졌다는 것은 동맥경화 등으로 생길 수 있는 여러 심혈관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뜻이다. 사람을 대상으로 한 쿠바산 폴리코사놀의 혈관 건강 증진 효과는 100여 편의 논문(국제 학술저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아벡솔' 섭취도 이들의 장수 비결 중 하나다. 쿠바 국립과학연구소에서 벌집 밀랍에서 추출한 알코올(비즈왁스알코올) 성분으로 만든 천연 혼합물로, 쿠바에서는 무상으로 나눠준다고 한다. 활성산소를 제거하는 항산화 효소의 활동을 증진시키며, 위를 보호해주는 위 점액의 양을 늘려 복통·속쓰림 등 위장관 증상을 개선하는 효과가 있다.







한희준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