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과

치매에도 '비만의 역설'… 뚱뚱한 환자가 더 오래 산다?

우준태 헬스조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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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조선일보 DB

같은 치매 환자라도 마른 사람보다는 약간 뚱뚱한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비만도와 치매 환자의 사망위험 사이에 '비만의 역설'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눈길을 끌고 있다.

23일 삼성서울병원 서상원 교수와 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김종훈 박사로 이뤄진 공동연구팀이 알츠하이머병 관련 국제 학술지 '알츠하이머(Journal of Alzheimer's Disease)'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 따르면, 비만의 가늠쇠인 '체질량지수(BMI)'와 알츠하이머 환자들의 사망률 사이에 상당한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총 2천490명의 치매 환자를 43.7개월 동안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체질량지수에 따른 사망률은 저체중(BMI 18.5 미만) 그룹이 가장 높았다. 181명 중 53명이 사망해 사망률은 29.3%에 달했다. 반면 과체중 그룹(BMI 23 이상~25 미만)은 같은 기간 사망률이 14.1%(626명 중 88명 사망)로 전체 그룹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처럼 저체중 알츠하이머 치매 환자의 사망률이 높은 데 대해 연구팀은 근육량이 감소하고, 그러다 보니 운동량이나 이동량 또한 덩달아 줄어든 탓이 큰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저체중 환자의 경우 영양실조와 같은 위험에 노출돼 있을 가능성이 큰 점도 사망률을 높이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다.

지난해 한 방송에서 '비만의 역설'에 관한 내용을 깊이 있게 다룬 이후, 비만과 건강의 관련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전문가들은 '비만의 역설'이 나타난 이유에는 크게 두 가지가 있다고 말한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 몸에 나쁜 지방이 많아 생긴다는 것과 비만 정도를 쉽게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은 아직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비만 분류기준(표준으로 사용하는 체질량지수에 기반을 둔 기준)이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한다. 체중이나 체질량지수만으로는 결코 우리 몸의 지방 정도를 올바로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 역시 마찬가지로 체중과 치매 환자 사망률의 관계를 새롭게 해석했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지만, 마찬가지로 체질량지수를 비만의 척도로 활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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