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만 판다 - 홈앤쇼핑 MD 이수현
에디터 김하윤 | 포토그래퍼 조은선, 김지아
입력 2015/03/19 09:00
‘손만 대면 대박’, ‘고르는 상품마다 상승 궤도’라는 수식어를 단 식품 전문 MD가 있다. 덕분에 공헌이익률,식품취급액등에서 사내 MD 중 1위를 달린다. 더 놀라운 건 그 주인공이 올해 스물여덟 살이라는 사실이다.
2010년에 입사해 경력이 많지 않은데 ‘손만 대면 대박’이라는 수식어를 얻게 된 비결이 있나요?
상품을 고를 때 즉효성(卽效性)을 고려한 게 비결인 것 같아요. 즉효성은 쉽게 말해 먹는 즉시 느껴지는 ‘약빨’이라고 할 수 있죠. 유산균을 먹고 화장실에 가서 “이거 정말 효과 있는데!”라고 외치는 것처럼요. 그래야 사람들이 구매할 맛이 나거든요.
흔히 말하는 ‘약빨’이 먹혀야 잘 팔린다는 거네요.
하지만 즉효성이 있어도 믿을 수 없는 상품은 선택하지 않아요. 제 철학이 ‘사람을 이롭게 하는 것을 팔자’거든요. 건강기능식품 중에는 포장만 그럴듯한 게 있습니다. 몸에 좋은 성분이 들어있다지만 아주 조금 들어있는 경우가 태반이죠. 이런 제품은 팔지 않습니다.
잘 팔릴 것 같아도요?
효과가 객관적으로 입증됐고 소비자도 건강해질 거라는 확신이 있는 제품만 선택하죠. 그 제품을 만드는 회사의 사장님을 만나는 것도 중요해요.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지, 진정성 있게 만들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죠. 홈쇼핑 MD들은 자기가 파는 제품을 안 먹는다는 속설이 있는데, 전 제가 파는 거 다 먹어요. 믿을 수 있으니까요.
다른 분야도 많은데 왜 식품 전문 MD가 된 건가요?
중학교 때부터 취미가 ‘마트 가기’였어요(웃음). 마트를 돌아다니는 게 정말 즐거웠거든요. 대학시절 TV를 보다, 우연히 MD 소개하는 걸 듣게 됐죠. MD는 ‘뭐든지 다 한다’라는 말의 준말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매력적이었어요. 대학에서 식품공학을 전공해서 식품 전문 MD가 적성에 맞을 거라고 생각한 것도 있고요.
꿈에 그리던 식품 전문 MD가 됐어도 일을 하다보면 힘들 때도 있을 것 같은데….
힘들기도 하죠. 판매를 시작했는데 소비자에게 외면당하기도 하고 방송하는 내내 30초 단위로 판매 현황이 나오니 창피하기도 하고요. 계절과 날씨, 시세를 잘 타는 게 식품이라 다루기 까다롭다는 것도 문제죠. 얼마 전 매실을 판매했어요. 방송을 하고 주문도 받아놔서 약속한 날에 배송만 하면 됐죠.
근데 매실 따는 날 비가 와서 색깔이 노랗게 변한거예요. 배송이 제대로 안 되니 소비자들 전화가 끊임없이 밀려왔어요. 결국 원산지인 전남 구례로 내려가 천막을 치고 비가 잠깐 그친 사이에 매실을 따서 선별했어요. 그 후론 매실을 ‘매번 실수하는 과일’이라고 불러요(웃음).
MD로 일하면서 가장 보람을 느낄 때는 언제인가요?
제가 선택한 상품이 잘 팔릴 때, 소비자들이 고마워할 때 기분이 좋아요. 신생 기업을 돕고 살리는 역할을 할 때도 뿌듯하죠. 좋은 제품을 만들고도 판매할 곳을 못 찾아서 안타까워하는 기업을 많이 봤거든요. 적자를 내던 기업이 저와 함께 판매를 시작한 후에 흑자로 돌아설 때 정말 기뻐요. 동반성장하는 느낌도 들고요.
기획했던 상품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게 있나요?
저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판매를 반대한 상품이 있었어요. 레인보우앤네이처에서 만든 건강기능식품인 ‘폴리코사놀’이었죠. 혈관 건강에 도움을 주는 제품이었는데 다른 홈쇼핑에서 실적이 별로 안 좋았어요. 그래서 팀장님은 물론이고 본부장님과 사장님까지 반대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 땐 분명히 대박 상품이었어요. 인체 시험 결과도 좋았고 몸에 좋은 HDL-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여서 혈관 건강 개선을 돕는다는 것도 매력적이었죠.
그냥 좋은 상품이라는 것만으로는 반대하는 분들을 설득하기 쉽지 않았을 것 같아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생리활성기능 1등급을 받았고, 쿠바 국립과학연구소에서 나온 신뢰할 만한 데이터들이 수십 편 있다는 걸 보고 확신했죠. 친할아버지께서 ‘폴리코사놀’을 드신 후 건강검진을 했는데 혈관 건강 수치가 좋아지셨어요. 이런 사실을 가지고 두 달 동안 회사를 설득해 지난해 8월 첫 방송을 했어요.
첫 방송 결과는요?
방송당 채워야 할 목표 액수와 개수를 합한 수치를 달성도로 표시하는데 135%를 기록하고 매진됐죠. 말 그대로 ‘대박’이었어요. 더 기억에 남는 건 ‘폴리코사놀’을 판 게 여름이었다는 거죠. 혈관 질환은 겨울에 많이 발생하는 건데 혈관 건강 기능식품을 여름에 팔았으니까요. 한마디로 여름에 호빵을 팔아서 대박이 났다고 할까(웃음).
평소에 건강기능식품을 챙겨먹는 편인가요?
얼마 전부터 레인보우앤네이처의 ‘아벡솔’을 챙겨먹고 있어요. 최근 몸살을 앓았는데 한 지인이 “아벡솔 여섯 알만 먹어봐” 하더라고요. 그거 먹는다고 몸살이 나을까 반신반의하며 먹어봤는데 하루 만에 감쪽같이 낫더라고요. 장염으로 고생할 때도 똑같이 여섯 알을 먹었는데 이번에도 금세 낫는 거예요.
무슨 만병통치약처럼 말이에요(웃음). 그때부터 ‘아벡솔’은 꼭 챙겨 먹어요. 이 제품은 천연 성분인 비즈왁스알코올이 함유된 건데 항산화에 도움이 된다고 하더라고요. 피부 미용에도 좋다니까 계속 먹어보려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