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
환경호르몬 안들었다더니…'비스페놀A-프리' 제품이 더 위험하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5/03/11 17:36
플라스틱 용기, 식품 통조림 캔에 쓰이는 비스페놀A(BPA)는 지난 10년 간 호르몬 교란·암·천식 등을 유발한다는 유해성 논란이 이어져 왔다. 그래서 등장한 것인 ‘BPA-free’ 제품이다. BPA대신 아크릴, 폴리스티렌(polystyrene) 폴리에테르설폰(polyethersulfone), 트라이탄 등의 대체물질을 쓴 것인데, 이들 물질로 만든 제품도 안전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발간된 ‘환경보건학(environmental Health)’ 잡지에 따르면 BPA를 대신해서 사용하는 아크릴, 폴리스티렌, 폴리에테르설폰, 트라이탄 등의 물질이 에스트로겐을 활성화 하는 등 인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화학협회 스티브 헨치스 박사는 “소비자들이 건강을 생각해 BPA가 안 들어간 BPA-free제품을 쓰지만, 이들 성분은 안전성 면에서 아직 검증이 안됐다”고 말했다.
반면에 지난 10년간 유해성 논란에 정점에 섰던 BPA는 현재 노출량을 고려했을 때 안전한 수준이라는 것이 밝혀졌다. 2015년 1월 유럽식품안전청(EFSA)은 현재 플라스틱 용기, 통조림 캔 등을 통해 사람들에게 노출되는 BPA농도를 고려했을 때, 아기를 포함한 어떤 연령대에서든 인체에 유해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밝혔다. 유럽식품안전청은 BPA섭취 허용량을 체중 1kg당 4㎍으로 정했는데, 이는 통조림 캔을 수 백개를 먹어야 하는 양이다. 스티브 헨치스 박사는 “BPA노출량은 아주 미미해 체내 유입되더라도 체외로 빠르게 배출되므로 큰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이정복 회장은 “BPA는 인체 독성연구만 8000여 건에 달할 정도로 충분히 검증된 물질이다”며 “일본에서 ‘환경호르몬’으로 낙인 찍힌 이후 잘못 알려진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현재로선 BPA보다 더 안전한 물질은 찾기 어려운 상황이다”며 “대체물질은 연구도 적고 사용 기간도 짧아 안심하기엔 이르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식품의약국(FDA)에서는 BPA독성에 대한 자체 연구를 진행해 BPA안전성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한다는 입장이다. 연구결과는 1~2년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