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 4주 넘으면 치료 필요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 우준태 헬스조선 인턴기자

분리불안 장애
불안해하고 복통·두통도 호소… 18세 미만의 4%가 경험
다그치지 말고 대화로 안심시켜야

직장인 강모(41)씨는 요즘 다섯살 된 아들 때문에 걱정이 많다. 올해 유치원에 입학했는데, 아침마다 유치원에 안가겠다며 떼를 쓰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는 안 떨어지려는 아이를 선생님이 강제로 안고 들어갔다.

강씨 아들처럼 아이가 부모와 처음으로 떨어질 때 울음·불안·공포 등의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분리불안'이라고 한다. 분리불안은 3세 미만에서 주로 나타나며, 대개는 차차 좋아진다. 서울대병원 소아정신과 홍순범 교수는 "어린 아이의 마음 속에는 자신을 돌봐주는 사람을 못 볼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항상 있다"며 "늘 함께 있던 엄마가 눈 앞에 안보이면 아이가 분리불안 증상을 보이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미지

아이가 부모와 처음으로 떨어질 때 불안을 느끼는 ‘분리불안’은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4주 이상 지속되면 전문가와 상담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그러나 만일 4주 이상 아이가 ▷엄마와 떨어져 있는 것을 심하게 불안해하고 ▷언제 어디서나 엄마 옆에 붙어 있으려 하고 ▷엄마와 떨어져야 하는 상황에서는 두통·복통 등을 호소한다면 '분리불안 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분당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육기환 교수는 "분리불안 장애는 18세 미만 아이의 약 4%가 경험하며, 전문가의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육자와의 애착이 중요

분리불안 장애는 불안을 많이 느끼는 기질을 타고난 아이가 부모와 애착 관계를 충분히 형성하지 못했을 때 나타난다. 홍순범 교수는 "양육자가 자주 바뀌었거나, 지나친 보호나 간섭을 받은 아이에게 잘 나타난다"고 말했다.

환경도 영향을 미친다. ▷동생이 태어나서 부모의 사랑을 뺏길까봐 두려운 경우 ▷부부 간에 다툼이 심해 아이가 지속적으로 이별에 대해 불안을 느낀 경우 ▷갑자기 부모와 오랜 기간 떨어져 있는 경험을 한 경우 ▷이사·전학을 가 낯선 환경에 놓인 경우 ▷유치원·학교 선생님이 무서운 경우 분리불안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조금씩 떨어져 있는 시간 늘려야

아이의 분리불안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해소되므로 일단 지켜보는 것이 좋다. 아이를 다그치는 것은 자존감을 떨어뜨릴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아이의 분리불안 장애가 4주 이상 계속 되면 부모와 아이 모두 전문적인 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부모는 아이의 불안을 인정해주고, 아이와의 대화를 통해 이별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하고 안심시켜야 한다. 육기환 교수는 "부모가 어떤 약속이든 했다면 잘 지켜야 아이의 불안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행동치료도 도움이 된다. 아이가 참고 견딜 수 있을 만큼 부모와 떨어져 있는 시간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혼자 심부름하기, 등교하기, 따로 잠자기 등의 훈련을 통해 떨어져 있는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가는 식으로 진행된다. 떨어져 있는 시간을 잘 견디면 그에 따른 보상을 해주는 것이 효과적이다.




헬스조선 서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