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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럽다고 전부 빈혈은 아니다

에디터 이현정 | 글 안지현(대한사회복지회 한서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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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헬스조선DB

앉아있다 갑자기 일어서는데 어지러움을 느끼면 대부분 빈혈을 의심한다. 하지만 심증은 있어도 물증이 없다면 범인(?)은 빈혈이 아닐 수 있다.

40대 여자가 진료를 받으러 왔다. 증상을 물으니 한 시간 전부터 어지럽단다. 학창시절 조회시간에 어지러워 주저앉은 적이 있고 가끔 빈혈이라 생각되는 증상을 느끼긴 했지만 정확하게 빈혈로 진단받은 적은 없다고 했다.

이 환자처럼 스스로 빈혈이나 저혈압이라고 느껴 병원을 찾는 이들이 있다. 하지만 어지러움을 느낀다고 해서 모두 빈혈인 건 아니다. 빈혈일 때 어지러움을 느끼는 건 맞지만 어지럽다고 무조건 빈혈로 짐작하면 안 된다. 빈혈이 아니어도 어지럼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갑자기 많은 출혈이 날 경우 어지럼증을 느끼기도 하고, 귓속 평형기관의 이상으로 생긴 어지럼증도 흔한 편이다. 만약 어지러움으로 인해 병원을 찾았다면 섣불리 빈혈이라고 얘기하지 말 것. 그저 어지럽다고 말하면 된다. 만약 병원에서 ‘현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면 현기증, 즉 주위가 빙빙 도는 어지럼증이라고 이해하면 된다.

어지럼증과 빈혈을 구분하려면 빈혈에 대해 정확히 알고 있어야 한다. 빈혈은 말 그대로 혈액이 부족한 상태를 말한다. 이때 말하는 혈액이란 적혈구를 의미하는 것으로, 우리 몸 각 조직에 산소를 운반하는 역할을 담당하는 적혈구가 모자른 것이다.

그러니 건강에 이상신호가 울릴 수밖에 없는 것. 빈혈은 대개 적혈구에 들어있는 헤모글로빈 수치를 기준으로 진단하는데 남자는 13g/㎗, 여자는 12g/㎗를 넘어야 한다. 헤모글로빈 수치가 기준을 넘지 못할 때 빈혈로 진단한다.

빈혈이 생기는 원인 역시 다양하다. 뼛속 골수에서 적혈구가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거나 어딘가에서 적혈구가 새고 있을 때, 또 혈관 안에서 적혈구가 깨져 없어져도 빈혈이 생길 수 있다. 사람들이 익히 아는 철결핍성 빈혈은 적혈구를 만드는 재료 중 철분이 부족해서 생긴다.

여성의 경우 생리 때문에 적혈구가 빠져나가 철분이 부족해서 빈혈로 이어지기도 한다. 남성은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 치질 등으로 인해 출혈이 생겨 빈혈이 생기는 일이 있다. 엽산이나 비타민 B₁₂가 부족해 빈혈이 생기기도 하며, 백혈병으로 인한 빈혈로 인한 어지러움을 느끼기도 한다.

또 콩팥이 손상돼 투석하는 만성신부전 환자는 적혈구 생성을 촉진하는 호르몬이 콩팥에서 잘 만들어지지 않아 빈혈이 생기기도 한다. 이렇듯 빈혈의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빈혈이라고 해서 무조선 철분을 섭취하는 건 옳은 방법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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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현(대한사회복지회 한서병원 원장)
안지현

중앙대학병원 내과 교 수를 거쳐 현재 대한사 회복지회 한서병원 원장 으로 있다.
의학박사이 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 한노인의학회 학술이사로 활동 중이다. 다수의 TV 프로그램과 언론 매체 등에 고정 칼럼을 연 재했다. <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10여 편 의 도서 집필, 번역,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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