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지현과 함께 하는 의학용어 풀이 ④

40대 남자가 오른쪽 윗배 통증 때문에 찾아왔다. 이전부터 간간이 식사 후 같은 부위가 아팠는데 최근 들어 통증이 심해졌고, 그 부위를 누르면 통증이 더 심하게 느껴진다고 했다. 초음파로 확인하니 담석이 있었고, 쓸개벽이 두꺼워져 있었다. 담석 때문에 생긴 통증이니 수술하라고 권하자 환자가 말했다. “담석이 있다고요? 그거 요즘에 수술 안 하고 충격파로 깬다고 하던데요?”

담석.요로결석.석회화의 차이점




이 환자처럼 담석이 있다는 진단을 받으면 주위 사람에게 들었다면서 “충격파로 깰 수 있지 않느냐”고 질문하는 사람이 많다. 우리 몸에 생기는 돌에 해당하는 결석은 대개 주성분이 칼슘이다.

그래서 X선 사진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사진에서 하얗게 보인다. ‘담석’, ‘요로결석’, ‘석회화’라는 용어를 일반인이 혼동할 때가 있다. 담석은 담낭결석의 줄임말로, 쓸개에 돌이 생긴 것이다.

아무런 증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아 건강검진에서 초음파하다 우연히 발견하는 경우가 잦다. 증상이 없다면 크기가 아주 큰 경우 등 몇몇 상황을 제외하고 일단 두고 본다.
하지만 이 돌이 담도로 빠져나와 담도결석(담관결석)이 되면 황달이 생기고 이내 열이 나는 담도염(담관염)이 되므로 응급 치료가 필요하다.

요즘에는 담석 치료에 충격파는 잘 사용하지 않는다. 담석 재발도 잘 되고 배를 열지 않아도 수술이 가능한 복강경이 워낙 발달했기 때문이다.

다만 소변이 만들어져 내려가는 길인 요로에 돌이 생긴 요로결석 환자는 체외충격파쇄석술로 돌을 깨기도 한다. 돌이 생긴 위치에 따라 신장결석, 요관결석, 방광결석 등으로 나눈다. 즉, 충격파로 치료하는 것은 대부분 담낭결석(담석)이 아니라 요로결석이다.

그렇다면 석회화는 무엇일까. 결석은 아니지만 우리 몸 장기의 조직 일부가 분필가루가 묻은 것처럼 하얗게 변하는 경우다. 하얗게 변하는 이유는 석회질 때문이다. 결석은 돌이라서 체내에서 움직일 수 있지만 석회화는 제자리에서 분필처럼 하얗게 변한다.

석회화는 여러 장기에 생길 수 있는데 뇌, 혈관, 인대에 나타나면 노화나 염증의 흔적일 수 있다. 간이나 폐에 나타났다면 과거에 앓고 지나간 질병의 흔적일 수 있다. 하지만, 갑상선이나 유방에서 석회화 현상이 나타나면 암일 수 있으므로 추가검사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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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지현

중앙대병원 내과 교수를 거쳐 현재 대한사회복지회 한서병원 원장으로 있다.
의학 박사이자 언론학 석사이며, 대한노인의학회 학술이사 등으로 활동 중이다.다수의 TV 프로그램과 언론매체 등에 고정칼럼을 연재했다.《한눈에 알 수 있는 내과학》 등 10여 편 도서 집필, 번역, 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