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양치질 해도 안 없어지는 입냄새, 원인 알고 보니 '코'
우준태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5/02/10 09:00
입 냄새는 흔히 구강 청결 상태가 나쁘면 나타나는 증상으로 여기기 쉽다. 그러나 아무리 이를 닦고 관리해도 냄새가 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다. 이때는 알레르기성 비염과 축농증 등의 코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다. 감기 기운이 없는 데도 기침이 오래가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축농증은 천식, 역류성 후두염과 함께 만성기침의 3대 원인으로 알려졌다.
◇코에 고인 분비물이 역한 냄새 유발
축농증은 비염이나 부종 혹은 기타 감염 등으로 인해 콧속 '부비동'의 입구가 막히거나 좁아지는 질환이다. 코 주변 뼛속에 형성된 공간인 부비동은 코와 작은 구멍들로 연결돼 있는데, 이 구멍들이 막히면 순환이 이뤄지지 않은 분비물들이 부비동에 고이게 된다. 그 결과 이차적으로 염증이 생기며, 축농증이 나타난다.
축농증 환자는 누런 콧물을 비롯해 충혈, 두통, 코막힘 등의 증상을 보인다. 이때 코막힘으로 인해 구취가 생길 수 있고, 누런 콧물 자체에서 심한 냄새를 풍기기 때문에 심한 입 냄새를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또한, 코 안쪽과 식도가 만나는 '인후두'라는 부위에 과도한 양의 점액성 분비물이 넘어가면서 자극을 주기 때문에 기침을 유발한다.
축농증으로 인한 냄새는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 자신의 코 냄새로 인해 주변의 냄새를 맡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호흡이 어려워져 입으로 숨을 쉬게 된다. 이는 입속을 건조하게 만들어 세균이 번식하는 환경을 마련해준다. 급성으로 발병한 축농증은 얼굴 부위의 압통이나 두통·치통까지 유발하며, 심한 기침으로 인해 구토 증상을 일으키기도 한다.
◇치료 늦어지면 얼굴 곪거나 부을 수도
축농증은 빠른 치료가 중요하다. 부비동 주변의 조직으로 염증이 확산하면 2차 질환으로 확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이들에서는 치료가 늦어지면 염증이 안구 주변으로 번져 종양이 나타날 위험이 있다. 이 경우 눈알이 충혈되고 부어오르기도 하고, 심하면 뇌막염이나 뇌농양으로 발전할 수 있다.
오랜 기침, 코 막힘 등 축농증을 의심할 수 있는 증상이 있는 경우 전문의의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축농증은 대개 3주 정도 항생제 등 약물치료를 통해 호전할 수 있다. 심한 통증에는 비점막 수축 약물을 복용해 고름 배출을 유도하며, 부비강 윗부분의 뼈 주변을 뚫어 세척하는 '부비강세척'을 하거나 '부비동 내시경 수술'을 이용한다.
축농증 예방을 위해서는, 먼저 생활습관 개선이 잘 이뤄져야 한다. 손 씻기 등 개인위생을 철저히 하고 식기, 칫솔, 수건 등 개인 물품은 여러 사람이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가정에서는 먼지 진드기가 서식하지 않도록 침구류를 자주 세탁하고, 환기를 자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약 복용에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축농증 때문에 기침이 날 때 일반감기약을 복용하면 일시적으로는 증상 완화가 되는 듯하지만, 근본적인 염증 치료를 받지 않으면 만성 부비강염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조기에 진단을 받는 것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