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와 편안함이 머무는 공간
병원이라고 말할 때, 빵집이라고 말할 때, 한옥이라고 말할 때. 사람마다 각각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다. 마주한 실물이 자신이 떠올린 이미지와 가까울수록 우리는 편안함을 느낀다.
그런데 대구광역시 삼덕동(三德洞)에 위치한 임재양 외과 의원은 이 전형성을 당황스럽게 깨뜨린 공간이다. 한옥 건물을 활용한 의원인가 싶었는데, 내부에 들어가서 보니 옆에 있던 일본식 가옥까지 중정(中庭)을 가운데 두고 하나로 묶은 모양새다. 고소한 빵 냄새를 따라 올라가 보니 제빵 실습장도 있다. 한옥과 일본가옥, 빵과 의사, 그리고 환자. 너무나 이질적인 것들이 ‘의원’이라는 한 공간으로 묶여 있다.
그런데 이상하게 편안하다. 너무 다른 것이 하나로 묶여 있는데 느껴지는 긴장감이 오히려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 인테리어가 멋지거나 세련되거나 균형 잡히지 않아 더 좋다. 마치 아침에 정신없이 몸만 빠져나온 집에 퇴근 후 돌아간 듯한 익숙함이 머물러 있다. 정원에 있는 수더분한 조경수도 아픈 몸과 마음으로 이 곳을 찾은 환자를 초라하지 않게 만든다. 임재양 원장은 “골목길을 오가다 언제든지 편안하게 들러 빵도 먹고, 편안하게 쉬다가 유방암이나 갑상선 검진을 덤으로 받을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