藥 만나 毒 되는 건기식
인삼, 고혈압약 농도 높이고 철분, 골다공증약 효과 줄여

오메가3는 아스피린 같은 혈액응고억제제와 궁합이 안 맞다. 오메가3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낮춰 혈액이 찐득해지지 않게 하고, 동맥경화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혈관건강을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혈액응고억제제 역시 혈전(피떡)이 안 생기도록 혈액을 묽게 만드는데, 두 가지를 함께 먹으면 혈액이 지나치게 묽어질 수도 있다. 이로 인해 피가 났을 때 잘 멎지 않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한다. 가벼운 상처라면 괜찮지만, 사고나 지병으로 급한 수술을 해야 할 상황에서 출혈이 커지면 위험하다. 수술 중에 지혈이 잘 되지 않으면 수술 부위 회복이 느리고, 혈종(血腫)이라 부르는 핏덩어리가 많이 생겨 신경을 누르기도 한다.
◇마그네슘, 골다공증 약 흡수 방해
홍삼이나 인삼이 든 건강기능식품도 혈액응고억제제를 먹는 사람에게는 안 맞다. 분당서울대병원 최경숙 약무정보팀장은 "대표적인 혈액응고억제제인 와파린과 인삼을 4주간 함께 복용했을 때 와파린의 효과를 나타내는 수치가 감소했다는 보고가 있다"며 "이유는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와파린 효과가 줄어 혈전이 생기면 건강에 치명적인 결과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홍삼과 인삼은 또 혈류량과 혈류 속도를 증가시키는데, 이로 인해 혈압을 높일 가능성이 있어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면 주의를 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고혈압 환자가 홍삼이나 인삼을 먹을 때 전문가의 상담을 먼저 받는 게 좋다고 권장한다.
최경숙 팀장은 "홍삼·인삼이 당장 혈압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해도, 장기적으로 혈압약과 함께 먹으면 부작용이 생길 가능성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건강한 성인 22명을 대상으로 18일 간 매일 고혈압 약 10㎎과 인삼 200㎎을 복용하게 한 결과, 고혈압약의 혈중 농도가 53%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고혈압약의 혈중 농도가 높아지면 혈압을 안정적으로 유지시키지 못하게 된다. 다만 고혈압약과 홍삼·인삼은 장기간(2~4주) 함께 먹을 때 영향을 미치므로, 삼계탕 등 음식에 포함된 홍삼·인삼을 가끔 먹는 정도는 괜찮다.
◇성분 결합돼 약효 떨어져
골다공증 치료제는 마그네슘·철·칼슘과 상극이다. 마그네슘·철·칼슘보충제는 골다공증 치료제의 흡수를 방해한다. 최경숙 팀장은 "마그네슘이나 철, 칼슘은 전기를 띤 '양이온'인데, 양이온이 골다공증 치료제의 성분에 반응해 결합한다"며 "이로 인해 치료제의 성분이 조금 달라지면서 약효가 떨어진다"고 말했다. 만약 마그네슘·철·칼슘보충제를 꼭 먹어야 하는 상황이라면 1시간 30분 정도 간격을 두고 섭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