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
유난히 조용한 곳 밝히는 당신...혹시 '청각과민증'?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 우준태 헬스조선 인턴기자
입력 2015/01/16 14:50
이게 시끄러워? VS 이걸 어떻게 견뎌?
소음에 유난히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들이 있다. 보통사람은 아무렇지도 않거나 느끼지도 못하는 소리에 반응하며, 때로는 공포나 두려움을 느끼기도 한다. 이렇듯 작은 소음에도 유난히 괴로움을 느끼는 질환을 청각과민증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들의 청력이 다른 사람들보다 예민하거나 뛰어난 것은 않다. 귀 속의 근육이 마비돼 소음이 여과 없이 귓속으로 들어오는 것이다.
감각적인 문제도 청각과민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반복되는 자극에 '둔감해지는가, 그렇지 않은가' 두 가지로 반응한다고 알려졌다. 이는 뇌과학자 에릭 캔들 박사의 '민달팽이 실험'에서 잘 살펴볼 수 있다. 실험에서 민달팽이에 전기자극을 반복했을 때, 한 부류는 점점 덜 움찔하고, 어떤 부류는 갈수록 더 심하게 반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일반적인 사람은 소음을 느끼면 처음에는 신경이 쓰다가 점차 무뎌지는 둔감화 과정을 거치는데, 청각과민증 환자는 역으로 민감화 과정을 거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같은 자극에도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상황을 '자극박탈상황'이라고 부른다. 일상생활에서 별 자극이 없는 상황일수록 민감한 반응을 잘 보인다. 예를 들면 하루종일 집에만 있으면서 특별한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 층간소음과 같은 자극에 민감화 과정을 밟기 쉽다. 낮에는 아무렇지 않은 시계 초침소리가 밤에는 크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한 원리다. 결국 일상에 소리 자극이 적을수록 부정적 자극에 민감해지는 것이다.
청각과민증의 치료로는 약물요법이나 수술, 훈련 등이 이뤄지며, 완치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적인 치료 훈련으로는 '탈감작요법'이 있다. 치료일정에 따라 점진적으로 소리에 적응하는 방법이다. 과민 증상이 심하지 않다면 병원을 방문하지 않고도 '건강 소리 자극 훈련'으로 극복할 수 있다. 산책을 하면서 자연의 소리를 듣거나 클래식 음악을 듣는 등 감정적으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건강한 소리에 자신을 노출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