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로푸드란 무엇인가?

로푸드란 섭씨 46도 이상의 열로 조리하지 않으면서, 버터·우유·치즈 등 유제품을 넣지 않고 만드는 채식을 말한다. 가열하지 않기 때문에 몸속 노폐물을 배출시키는 효소를 섭취할 수 있고, 몸안에 독소가 쌓이는 것도 막을 수 있다.
◇ 로푸드, 이것이 궁금하다
로푸드가 이렇게 서양에서 시작된 음식이다 보니 궁금한 점이 많다. 채식주의자들의 식단이라는 오해하는 사람도 많다. 로푸드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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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로푸드는 채식 식단이다?
로푸드가 채식 식단인 것은 맞다. 하지만 채식주의자를 위한 채식 식단과는 다르다. 로푸드의 핵심은 익히지 않은 것이기 때문에 밥과 같이 익힌 곡류도 먹지 않는다. 또 익힌 브로콜리 등을 먹을 수 있는 채식 식단과 달리 생채소만 먹는다.
Q 모든 식단을 로푸드로 짜야 하나?
로푸드 식사를 한다고 해서 모든 식단을 로푸드로 바꿀 필요는 없다. 많은 로푸디스트들은 전체 식단의 50~70%정도만 로푸드로 구성한다. 아침 식사 대신 그린 주스나 그린 스무디를 마신다거나, 식사 중 한 끼만 로푸드로 먹는 식의 방법이다. 하지만, 몸이 빠르게 변하는 것을 느끼고 싶거나 디톡스가 목적이라면 로푸드의 비중이 80%정도는 돼야 한다. 그래야 이유 없는 식욕 항진이나 배가 부른데도 음식을 먹고 싶은 이상 식욕 등을 다스릴 수 있다.
Q 로푸드와 일반식을 함께 할 때 먹는 순서는?
식사를 할 때 식탁 위에 로푸드와 익힌 일반 음식이 함께 있으면 로푸드를 먼저 먹어야 건강에 좋다. 로푸드를 먹으면 효소가 살아 있어 익힌 음식을 소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소화에 필요한 효소를 아낄 수 있어 에너지를 덜 쓰고, 그만큼 피로를 덜 느끼게 된다. 포만감을 느낄 정도로 충분히 로푸드를 먹고 그 다음에 익힌 음식을 먹자.
Q 로푸드는 몸을 차갑게 만드나?
많은 사람들이 익히지 않은 날 것의 로푸드를 먹으면 몸이 차가워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것은 오해다. 로푸드 속에는 효소가 살아 있어 음식을 먹으면 장내 세균을 활성시켜 발열을 돕는다. 오히려 몸이 따뜻해진다.
Q 로푸드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된다?
로푸드는 익힌 음식에 비해 소화 흡수율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채소는 씹을 때 표면이 거칠고 조직이 치밀해 위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 소화 흡수율을 높이려면 음식을 잘게 썰거나 오래 씹는 것이 도움이된다. 음식을 충분히 많이 씹는 것은 치아와 뇌 건강에도 좋으므로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다.
# 한국형 로푸드를 맛보다
◇ 한국형 로푸드란?
로푸드를 한국에 처음 들여온 건 2009년 서울 청담동에 문을 연 레스토랑 ‘소트루’다. 하지만 따뜻한 밥과국물, 짭짤한 장류가 기본 식단인 한국 사람들에게 차갑고 싱거운 로푸드는 찬밥 신세였다. 서구식 레시피라 이에 맞는 재료를 구하기도 어려웠다. 그래서 최근 한국형 로푸드가 개발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 로푸드와 다른 점이 있다. 우선 밥 요리가 있다. 밥으로 주로 사용하는 재료는 양배추, 콜라비, 콜리플라
워 등이다. 이런 재료를 다져 밥으로 만든다. 또 다른 하나는 장류의 사용이다. 간장, 고추장, 된장을 사용할 수 있다.
◇ 한국형 로푸드는 어떤 맛일까?
한국형으로 만들었다는 로푸드는 어떤 맛일까. 월간헬스조선 강수민 기자, 노은지 기자, 김하윤 기자, 김련옥 기자가 서울 군자동에 위치한 로푸드팜을 찾아가 한국형 로푸드를 시식했다. 식사는 애피타이저부터 메인, 디저트까지 10가지 정도의 코스 메뉴로 구성돼 있다. 전체적으로 색감이 좋았다. 당근, 파프리카, 깻잎, 천사채, 김, 카카오가루 등 예쁜 색을 입힌 메뉴들이 가득했다.
# Appetizer

노은지(이하 노) 감미료나 설탕, 사과 등을 전혀 넣지 않고 100% 당근만 갈아넣은 주스다.
김하윤(이하 하) 정말 달콤했다. 생당근을 먹었을 때 끝에 남는 달달한 여운이 입속에 강하게 맴돌았다.
김련옥(이하 련) 껄끄러운 당근 찌꺼기를 걸러내 부드럽게 마실 수 있었고, 메인 요리를 먹기 전 식욕을 돋우기에 충분한 향긋함이 있었다.

하 보통 샐러드는 차갑고 아삭한 식감인데, 한국형 로푸드 코리안샐러드는 날 것인데도 한 번 데친 것 같은 식감이다.
강수민(이하 강) 애호박, 당근, 양파 등이 들어가 심심한 반찬 같은 맛이다. 서양식 샐러드와는 차이가 있었다.
련 채소 속 수분이 소스와 버무려져 마치 야채 수프같다. 어우러진 들깨소스가 고소했다.
# Main dish

▲ 카레라이스
강 양배추를 잘게 썰어서 밥대용으로 만들었는데, 카레하고 먹으니 한 끼 식사로 든든하게 속을 채울 수 있었다.
하 매콤달콤한 카레향과 고소한 캐슈넛의 궁합이 좋았다. 양배추와 견과류, 채소등의 아삭함과 생크림처럼 부드러운 카레의 식감이 잘어우러졌다.
{따라하기} 양배추를 밥과 같은 느낌으로 먹으려면 칼로 잘라서는 안 된다. 푸드프로세서에 넣고 곱게 다져 주는 것이 좋다.

▲ 깻잎주머니
하 깻잎 속에 두부, 당근 등이 들어 있어서 마치 채소 만두를 먹는 느낌이다.
련 깻잎 속 두부의 식감이 고소하고 부드럽다. 천사채의 아삭함과 잘 어우러진다.
{따라하기} 깻잎으로 소를 모두 쌀 수 없기 때문에 부추를 활용하면 좋다.

▲ 오이쫄면
노 쫄면의 면 대신 오이를 길게 채쳐서 활용하기 때문에 아삭했다.
하 매실향과 레몬향이 나는 고추장 소스가 맛있었다. 하지만, 쫄깃한 면의 식감이 없는 점이 아쉬웠다. 메인 요리라기 보다는 애피타이저의 느낌이 강한 것 같았다.
{따라하기} 회전채칼을 활용하면 길고 가는 오이면을 쉽게 만들 수 있다.

▲ 채소김말이
강 머리 속으로만 생각하던 채소김말이의 아삭함이 없었다. 한 번 익혀낸 것 같은 부드러운 채소를 질기지 않은 김에 말아내 씹기 편했다.
련 애피타이저 같은 느낌인데, 메인 요리라서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된장과 어우러지는 채소와 김의 궁합이 채소김밥 느낌이었다.
노 된장 소스가 채소 김말이의 심심한 맛을 보완했다. 된장 맛이 나이 든 어르신의 기호에도 맞을 듯 싶었다.
{따라하기} 접착제 역할을 하는 밥이 들어 있지 않기 때문에 김으로 그냥 말면 잘 말리지 않는다. 김밥 쌀 때 쓰는 김말이를 활용하자.

련 보기에는 일반 잡채 같은데 아니었다. 당면 대신 천사채를 사용해 아삭하게 씹는 식감이 좋았다.
하 가장 맛있게 먹은 메뉴다. 당면이 부담되는 사람이라면 집에서도 만들어보면 좋을 것 같다.
노 다이어트 메뉴로도 손색이 없을 것 같다. 칼로리는 낮고 맛있는 재료만 들어가 있다.
{따라하기} 천사채는 사용하기 전에 물에 1시간 정도 담가 놔야 부드러워진다. 소스를 버무린 후 천사채에 잘 배도록 30여분 정도 기다려야 한다.
한 끼 식사로도 손색 없고 변비에 효과적
로푸드의 찬 느낌 없어… 된장·간장소스 입맛에 맞아
노 먹는 내내 배가 부르다는 느낌이 들었다. 채소 식단인데도 한 끼 식사로 부족함이 없었다. 포만감이 빨리 들어서 맛이 있는데도 많이 먹을 수 없었다. 소식하는데 효과적일 것 같다.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을 양념으로 사용해서 마치 한식을 먹는 것 같았다. 어르신들 입맛에 잘 맞을 것 같다.
하 채소를 다양한 방법으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식이섬유가 많이 들어 있는 음식들이라는 것이 실감이 됐다. 배가 금방 불렀고, 장에 가스가 차서 부풀어 오르는 느낌이었다. 먹을 때는 맛이 있었지만 뒤 끝은 별로 유쾌하지 않았다.
련 채소 위주의 식단인데도 전혀 허전하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무엇인가 풍성하게 먹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식감은 전체적으로 부드러웠는데 목 넘김이 편안하지는 않았다. 로푸드라는 이름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식감은 없었다.
강 평소 탄수화물 식이를 즐겨서 그런지 식사 내내 무엇인가 아쉽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디저트를 먹으면서 해소됐다. 디저트의 진한 맛이 한 입만 먹어도 배부르게 만들었다. 다이어트 식사용으로 좋을 것 같다. 변비에 효과적이라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정말 반응이 바로 나타났다.
# Dessert

강 당근 즙을 짜내고 남은 펄프가 들어 있어 씹었을 때 푹신한 느낌이 든다. 캐슈넛과 배를 갈아서 만든 크림으로 맛을 내 담백하고 달콤하다.
노 사과와 코코넛, 시나몬파우더, 호두 등이 어우러져 향긋하고 고소한 맛이 났다.
하 색깔이 예뻐서 계속 눈길이 갔다. 눈까지 맛있게 만드는 디저트로 손색이 없다. 하지만, 당근 펄프의 식감이 퍽퍽하게 느껴져서 아쉬웠다.

하 초코 맛이 진하게 나는데 전혀 달지 않다. 타르트의 과자 부분이 보통 바삭한데, 축축한 느낌이 나는 것이 아쉬웠다.
련 퍽퍽하고 너무 진해서 목 넘김이 어려운 단점이 있었다.

노 카카오가루와 바닐라 맛이 어우러져 진하면서도 달콤했다. 곶감, 호두 등 몸에 좋은 건과일과 견과류가 들어 있어 건강에도 좋을 것 같다.
련 밀가루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데도 다른 커피숍에서 먹는 것과 별 차이 없을 정도로 맛있다. 커피와 함께 디저트로 먹으면 더욱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