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교정은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가요?" 치아 교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이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무조건 일찍 시작해야 좋다는 주장도 있고, 아예 성인이 된 후에 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이미지
대한치과교정학회 제공
교과서적인 해답이지만, 치아 교정의 최적기는 정기적인 치과검진을 통해 알 수 있다. 사람에 따라 키가 크는 시기가 다르듯 치아와 그 주위 조직이 성장하고 발육하는 시기도 사람에 따라 차이가 있다. 환자나 보호자가 적절한 치아 교정 시기를 인지하는 것은 어렵다. 전문가가 치아와 턱뼈의 발육ㆍ성장 과정을 정기적으로 평가해야 개인에 맞는 치아교정 치료의 최적기를 판단할 수 있다. 대한치과교정학회는 7세부터 치아 정기 검진을 받을 것을 권고하고 있다.

안면 부위(얼굴) 골격 성장을 판별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초등학교 1학년부터 6개월에 한 번씩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안면 골격에 대한 자료를 남기는 것이다. 이 자료를 토대로 각 기간 사이의 골격 성장을 비교함으로써, 교정치료에 대한 개인별 최적의 시기를 판단할 수 있다. ‘성장판 방사선 사진’이라는 게 있는데, 손이나 목뼈에 대해 방사선 사진을 통해 성장판 검사를 실시, 골성숙도 정도를 판별함으로써 골격의 성장을 예측하는 것이다. 물론 성장판 방사선 사진만으로 안면 골격의 성장을 예측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최근 논문 발표에 따르면, 안면 골격의 성장과 손 또는 목뼈의 성장과는 차이가 있다.

청소년기에 교정치료를 받으면, 치아 이동 뿐 아니라 안면 골격의 성장까지 종합적으로 이뤄진다. 이에 비해 성인이 된 뒤 교정 치료를 받으면 ‘성장’을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을 포기해야 하므로 청소년기에 받는 것보다 상대적으로 치아 이동에 한계가 있다. 교정치료 이전으로 돌아가려는 재발 위험성도 더 크다. 치아가 이동하면 잇몸조직도 이동된 치아 위치에 맞게 재편성된다. 이를 적응성이라고 하는데, 잇몸 조직의 적응성이 좋을수록 재발이 덜 일어나기 때문에, 청소년기에 교정치료를 받는 것이 여러모로 유리하다.

치아나 구강 상태에 따라 바람직한 치아교정의 시기를 좀 더 세분해볼 수 있다. 무턱인 경우에는 사춘기 직전에 치료를 시작하는 게 가장 좋다. 아래턱 성장을 유도해야 하므로, 너무 어린 시기에 시작하면 치료 기간이 많이 걸리고, 나이가 너무 많으면 치료의 효과가 없을 수 있다.


주걱턱은 7~9세 정도에 교정치료를 시작할 것을 추천한다. 나이가 너무 많으면 성장 조절을 통하여 개선할 수 있는 골격이 그만큼 제한되기 때문에 초등학교 5~6학년(11~12세)에 시작하면 치료 효과는 현저히 떨어진다. 주걱턱 교정치료는 위턱 성장을 유도하거나 아래턱 성장을 억제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6세 이전부터 부정교합 정도가 매우 심한 경우에는 수술 교정치료가 필수적일 수 있다. 유소아기와 청소년기 때에는 습관교정 등의 최소한의 교정치료만 하고 본격적인 교정치료는 성장이 완료된 뒤 성인 시기에 시행하는 것이 원칙이다. 성장이 완료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술을 받으면, 성장 양상이 그대로 진행돼 주걱턱이 재발할 수 있다.



이미지
임중기 바른이봉사회 총무이사

위턱과 아래턱의 관계는 정상적인데, 치아 배열에만 문제가 있는 경우도 교정치료가 필요하다. 전체 부정교합 환자의 약 50% 정도가 이에 해당된다. 주걱턱이나 무턱은 없지만 덧니가 있거나 입이 돌출되어 있는 경우인데, 일반적으로 유치(乳齒)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시기인 초등학교 4학년~중학교 1학년에 교정을 시작하는 게 바람직하다.

간혹, 교정을 하면 키가 크지 않을 것을 염려하는 보호자가 있다. 치아 통증과 교정 장치에 음식물이 끼는 불편 탓에 음식을 제대로 못 씹어 영양 흡수에 지장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치아 통증은 교정치료 과정 중 나타나는 일시적인 현상이고, 교정장치는 시간이 지나면 적응되기 때문에 식사하는데 불편하지 않다. 오히려 부정교합이 개선되면 치아의 씹는 효율이 향상돼 소화 기능에 도움이 된다.

/임중기 바른이봉사회 총무이사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 대한치과교정학회는 1959년 치과교정학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를 교류할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3200여명의 치과의사가 가입돼 있다. 부정교합과 치아교정 치료에 대한 국민들의 인식을 향상시킬 목적으로 대국민 홍보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012년부터 치과의사들의 사회적인 책임을 수행하기 위해 사단법인 바른이봉사회를 설립, 치아교정 치료가 꼭 필요한 상황이지만 경제적인 형편 때문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을 위하여 무료로 치아교정을 해주는 사업을 시작했다. 치과교정학의 발전을 위한 연구지원 및 치과교정학을 공부하는 내외국인들에게 장학사업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