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기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
줄기세포, 추출 쉽고 재생 빨라
조직 남아 있는 초·중기에 적합

6년 전 무릎 통증이 시작된 주부 최모(58·서울 중구)씨는 병원 치료 대신 파스와 찜질로 버텼다. 시간이 갈수록 통증의 강도는 세지고 횟수가 잦아졌다. 지난해 9월 병원을 찾은 최씨는 "퇴행성관절염이 초기에서 중기로 넘어가고 있다"는 진단을 받았다.

인공관절 수술을 받기엔 아직 이르다는 얘기를 들은 최씨는 지난해 11월 강남 연세사랑병원에서 뱃살 지방조직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무릎에 이식하는 시술을 받았다. 시술 후 2주 동안 목발을 쓰면서 이식한 줄기세포가 연골에 제대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안정을 취했다. 시술 한 달 만에 목발을 쓰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됐으며, 지금은 집 근처 남산에도 불편 없이 오를 수 있을 만큼 좋아졌다. 최씨는 시술 1년 째였던 지난 달 받은 내시경 검사에서 닳았던 연골이 다시 자란 것을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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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행성관절염이 심하지 않다면 줄기세포로 연골조직을 재생시키는 치료도 가능하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세포치료연구소 최윤진(왼쪽), 김용상 소장이 지방에서 추출한 줄기세포 상태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연골조직 남아 있다면 줄기세포 치료 고려해 볼만

무릎은 우리 몸에서 하중을 가장 많이 받고 가장 많이 움직이는 관절 중의 하나다. 젊을 때에는 관절이 튼튼해 하중을 견딜 수 있지만, 나이가 들어 관절 연골이 마모되면 퇴행성관절염을 앓게 된다. 초기라면 진통제로 통증을 조절하면서 살을 빼거나, 관절내시경으로 염증조직을 긁어내고 손상된 연골을 이어주는 치료를 한다. 하지만 이런 치료법은 연골을 재생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증상이 계속 진행되면 결국 인공관절 수술을 받아야 한다.

최근에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줄기세포를 이용한 최료다. 이 치료법은 손상된 연골조직에 줄기세포를 주입해 줄기세포가 연골 조직으로 분화하도록 돕는 것인데, 연골이 거의 다 닳은 퇴행성관절염 말기가 아니라면 가능한 시술이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최윤진 소장은 "닳아 없어졌던 연골이 다시 자라는 것이기 때문에 관절염 치료는 물론 예방 효과도 있다"며 "연골손상이 덜한 퇴행성관절염 초·중기에 적합한 치료법"이라고 말했다.

◇줄기세포, 연골재생 효과 속속 밝혀져

퇴행성관절염 치료에 쓰는 줄기세포는 다른 사람의 제대혈(탯줄 혈액)에서 추출한 '타가(他家) 줄기세포'와 환자 자신의 몸에서 추출한 '자가(自家) 줄기세포' 2가지 종류가 있다. '타가 줄기세포'는 제대혈의 줄기세포를 배양해 만든 약이다. 손상된 관절 부위에 깊이 2㎜의 구멍을 촘촘하게 뚫어 '타가 줄기세포' 약을 주입하면 연골 조직이 자란다. 올해 초 거스 히딩크 前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이 시술을 받아 화제가 됐다. 퇴행성관절염 때문에 좋아하는 골프를 칠 수 없던 히딩크 감독은 줄기세포 치료 후 다시 골프를 칠 정도로 상태가 좋아졌다.

환자 자신의 '자가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법 중 대표적인 것이 골수에서 추출한 줄기세포를 관절내시경을 이용해 퇴행성관절염 부위에 주입하는 것이다. '자가 줄기세포'는 골수를 채취한 뒤, 원심분리기에 돌려 골라낸다. 이 치료법의 연골재생 성공률은 70~80%, 주변 연골과의 유합 정도는 76~80%에 이른다. 2011년 보건복지부에서 효과와 안전성을 인정한 후 여러 병원에서 쓰고 있다.

◇지방에서 뽑은 줄기세포도 치료에 이용

최근 활발하게 연구되고 있는 것이 골수가 아닌 환자의 볼기나 배 등 지방조직에서 줄기세포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줄기세포는 시술에 쓰이는 양이 중요한데, 지방조직은 골수보다 줄기세포를 얻기 쉽고 지방조직의 5~10%가 줄기세포일 만큼 양도 풍부하다. 강남 연세사랑병원은 지방조직을 이용한 줄기세포치료법 연구 성과를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2008년 세포치료연구소를 설립한 뒤 지방 줄기세포를 이용한 퇴행성관절염 치료 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국제 학술지에 8편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단일 기관으로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다.

이식한 줄기세포가 연골로 자랐다는 것을 MRI(자기공명영상) 같은 객관적인 자료로 밝히거나, 시술 후 2년 동안의 효과를 검증하거나 줄기세포 이식효과를 더 높이는 방법을 제시하는 등 연구 주제도 다양하다.

강남 연세사랑병원 고용곤 병원장은 "지방 줄기세포는 환자의 볼기나 배에서 쉽게 얻을 수 있고 손상된 무릎 연골을 빨리 재생시키는 장점이 있다"며 "지방 줄기세포의 치료 효과를 증명하는 다양한 연구를 시행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수준의 기술력을 확보했다"고 말했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