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인과질환
배꼽 통한 로봇 수술, 흉터 없이 종양 떼고 자궁 살린다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11/25 05:00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
절개 부위 작아 통증 적고 회복 빨라… 자궁 손상 적어 임신 능력 유지 가능… 미혼이거나 임신 앞둔 여성에게 추천
자궁은 여성에게는 '제2의 심장'이라고 불릴 정도로 중요한 기관이다. 외부에서 들어온 미생물(세균·바이러스 등)의 공격을 자주 받고, 여성호르몬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여러 질환에 노출되기 쉽다. 대표적인 자궁질환이 자궁근종, 자궁내막증, 난소낭종이다. 이 질환들은 불가피하게 수술을 해야 할 때가 있는데, 미혼이거나 임신을 앞두고 있는 여성이라면 후유증 걱정을 할 수밖에 없다. 자궁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자궁의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최소침습 수술(崔小侵襲·환자의 몸에 미치는 영향력이 적은 수술)을 선호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자궁근종, 계속 자라면 수술해야
자궁근종은 우리나라 여성의 20~40%가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하다. 확실한 원인은 모르지만 여성호르몬의 영향으로 발병한다고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아무런 증상이 없지만 근종이 계속 자라면 월경과다, 생리통, 부정출혈(생리가 아닌데 자궁에서 피가 나는 것) 등을 유발한다. 자궁근종은 별다른 증상이 없으면 치료하지 않고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지름이 8㎝ 이상이거나, 자라는 속도가 빠르거나, 근종이 자궁내막 쪽에 위치해 부정출혈을 일으키면 수술로 제거해야 한다.
이대목동병원 로봇수술센터 문혜성 센터장(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교수)은 "과거에는 자궁근종 환자의 절반 이상이 자궁을 모두 들어내는 자궁적출술을 했다"며 "최근 자궁을 보존해 임신 능력을 지키고, 환자의 통증은 줄이면서 일상생활의 빠른 복귀를 돕는 복강경·로봇 수술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자궁내막이 원래 위치를 벗어나 난소, 나팔관, 복강 등에 퍼져 증식하는 자궁내막증의 경우 난임의 위험성이 있거나 통증이 심할 때 수술을 해야 한다. 난소 물혹이 계속 커지거나, 물혹 때문에 난소가 무거워져 나팔관이 꼬여 급성 복통을 유발하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이 때도 복강경·로봇 수술을 적용할 수 있다.
◇자궁질환 복강경·로봇 수술 권위자 포진
이대목동병원은 국내에서 자궁질환 복강경·로봇 수술을 가장 적극적으로 하는 병원이다. 문혜성 센터장은 지금까지 8000여 건의 자궁·난소 질환 복강경 수술을 했고, 로봇 수술도 150여 건 시행한 권위자다. 2010년에는 배꼽을 통해 복강경을 넣어 수술을 하는 '단일공 무흉터 단일 절개 복강경 수술법'을 개발, 38㎝의 거대 종양을 흉터 없이 제거했다. 이대여성암병원 부인종양센터 정경아 교수, 이사라 교수 역시 자궁질환 복강경·로봇 수술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문혜성 센터장은 "일반적으로 산부인과 분야에서 복강경·로봇 수술을 하는 의료진은 한 명 정도지만, 우리 병원에는 전문가 세 명이 포진해 있다"고 말했다.
◇배꼽만 뚫는 단일공 로봇 도입
이대목동병원은 최근 단일공 로봇을 도입했다. 단일공 로봇 수술은 배꼽 부위만 절개해 로봇 팔을 집어넣어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로, 최소 3곳을 절개하는 기존의 로봇 수술보다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도 빠르다. 문혜성 센터장은 "수술 부위가 작기 때문에 배 안의 장기 조직 간 유착도 덜 된다"며 "수술 재료 비용이 적어 전체 수술 비용이 일반 로봇 수술보다 저렴하다"고 말했다. 단일공 로봇 수술은 좁은 배꼽을 통해 수술 기구를 넣기 때문에 다른 로봇 수술에 비해 어려운 편이다. 문 센터장은 "우리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 경험이 풍부해 로봇 수술에서도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로봇 수술은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므로 임신을 앞둔 여성의 경우 자궁과 난소의 종양만 제거하고 그 기능을 보존하는 데 유리한 수술이다. 복강경 수술 보다 수술 시야가 10배 넓어 더 정교한 것도 장점이다.
이대목동병원에서 자궁질환 수술을 한 여성은 모두 여성환자 전문 병동인 '레이디 병동'에 머물며 부인종양 전문 코디네이터의 집중 관리를 받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