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에 급격한 온도 변화나 난방기 뜨거운 바람에 노출되면 얼굴이 붉어지는 안면홍조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다가오는 연말, 잦은 음주를 하면서 술자리에서 맵고 뜨거운 음식을 즐기면 이런 증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으므로 안면홍조가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를 해야 한다.

안면홍조란 일시적으로 얼굴이나 목에 발생하는 홍반으로 보통은 압박으로 쉽게 사라진다. 그러나 심한 안면홍조 환자는 온도 차이나 자극에 더 쉽게 얼굴이 붉어지고 오래 지속되는 증상을 보인다. 특히 추운 날씨에 밖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갔을 때, 난방기 바람에 피부가 노출될 때, 샤워나 세수 후, 뜨거운 음식을 먹었을 때 얼굴이 쉽게 붉어진다. 심한 경우 고개를 숙였다가 들기만 해도 얼굴이 붉어지기도 한다. 

이러한 안면홍조를 보통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기 쉬운데, 안면홍조가 심한 환자들 중에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하고 대인기피 증상을 보이는 경우도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다면 방치하지 말고 치료하는 것이 좋다. 

바노바기성형외과 피부과 반재용 원장은 “안면홍조를 방치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줄어드는 증상이 자주 반복되면 혈관이 늘어나면서 작은 자극에도 더 쉽게 얼굴이 붉어질 수 있다”며 “얼굴이 붉어지는 증상이 보통 사람보다 더 쉽게, 더 오래 지속된다면 안면홍조를 의심해보고 병원을 찾아 조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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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철에는 안면홍조가 심해지기 때문에 안면홍조를 악화시키는 습관인 뜨거운 물 목용 삼가고, 연고제도 함부로 바르지 말아야 한다./피스토리 제공

◆안면홍조, 실내∙외 온도차 큰 계절에 주의해야

안면홍조가 생기는 원인은 다양하다. 우리 피부의 혈관은 자율신경의 조절로 확장과 수축을 반복한다. 예를 들어 심리적으로 창피한 상황이 되었을 때는 자율신경이 자극을 받아 혈관이 늘어나면서 얼굴이 붉어지는 것이다. 호르몬의 변화도 안면홍조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중년 여성의 경우 폐경에 따른 호르몬 변화로 얼굴이 쉽게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 또 피부의 직접적인 자극으로 안면홍조가 심해지기도 한다. 장시간의 자외선 노출, 스테로이드 연고제의 무분별한 남용이 안면홍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안면홍조 증상은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하기도 한다. 자율신경에 의한 기전으로 발생하는 경우 땀샘도 같이 활성화되어 발한을 동반하는데 이를 ‘젖은 홍조(wet flush)’라고 하며, 혈관활성물질에 의한 경우를 ‘마른 홍조(dry flush)’라고 한다.
요즘처럼 쌀쌀한 날씨에는 안면홍조를 일으키는 요인이 더욱 많아진다. 기온이 낮은 야외에서 따뜻한 실내에 들어왔을 때 높은 온도변화 때문에 혈관이 갑작스럽게 늘어나 안면홍조 증상이 심해진다. 또 맵고 뜨거운 음식을 먹거나 난방기 바람을 직접적으로 쐬는 것도 안면홍조를 일으킬 수 있다.

이런 홍조증상이 유독 얼굴에 많이 나타나는 이유는 얼굴, 특히 양 볼에 다른 부위보다 혈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고 또 잘 비춰 보이기 때문이다. 얼굴의 모세혈관이 수축되고 이완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지만 안면홍조 환자는 다른 사람에 비해 수축과 이완이 심해 얼굴이 더 쉽게 붉어지고 그 상태가 오래가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것이다.

◆뜨거운 물 목용 삼가고, 연고제도 함부로 바르지 말아야

안면홍조가 심하지 않다면 우선 생활 속에서 악화요인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기온이 낮은 날 바깥에 있다가 실내로 들어갈 땐 미리 손바닥으로 볼을 가볍게 비벼서 얼굴 피부의 온도를 높여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 또 외출 시에는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는 것은 물론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좋다. 너무 뜨거운 음식은 시상하부를 자극해 홍조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피해야 한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쉽게 늘어나므로 과음은 금물이다.

너무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거나 사우나를 하는 것도 혈관을 확장시키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  피부 연고제를 무턱대고 바르는 것도 금물이다. 강한 성분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할 경우 효과는 바로 나타날 수 있지만 피부가 쉽게 얇아지고 혈관이 확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반드시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을 받고 바르는 것이 좋다.

안면홍조가 심한 경우에는 조기에 적극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안면홍조가 있으면 혈관이 늘어나 피부 속에서 눈에 보이지 않게 염증이 생길 수 있고, 이 염증 때문에 혈관이 더 늘어나는 악순환을 겪을 수 있다. 이때는 염증을 가라앉히는 약을 복용하고 피부에 발라줘야 한다. 

단, 내복약이나 연고제를 사용하면 오히려 피부 혈관벽을 얇게 만들어 모세혈관을 더 확장시킬 수도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의 처방에 따라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레이저를 이용해 늘어난 혈관을 직접 줄여주는 방법이나 히알루론산을 피부에 침투시켜 치료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