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대병원 정태흠 교수팀 분석… 양쪽 물혹 있으면 유병률 3.5배

콩팥에 물혹이 있는 사람이 향후에 고혈압이 발병할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콩팥 물혹은 전 인구의 15%가 가지고 있을 만큼 흔하다.

울산대병원 가정의학과 정태흠 교수팀이 2002년과 2010년 울산대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 중 2002년에 콩팥 물혹과 고혈압이 없었던 3249명을 가려냈다. 이들을 분석한 결과 505명이 2010년에 콩팥 물혹이 새롭게 생겼다.

정 교수팀은 콩팥에 물혹이 있는 그룹(505명)과 물혹이 없는 그룹(2744명)을 비교했는데, 콩팥 물혹 그룹의 고혈압 유병률(有病率·전 인구에서 해당 질병을 앓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1.53배 였다. 양쪽 콩팥에 모두 물혹이 있는 사람은 물혹이 없는 그룹에 비해 유병률이 3.48배 였다.

콩팥에 물혹의 개수가 많을수록, 물혹의 크기가 1㎝보다 클수록 고혈압 유병률은 높아졌다.

정태흠 교수는 "콩팥은 일종의 혈관 덩어리라 물혹이 있으면 혈관이 눌려 좁아진다"며 "이렇게 되면 혈압을 높이는 레닌 호르몬 분비가 늘어나 고혈압이 잘 생기는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콩팥 물혹이 5~10㎝로 크지 않으면 고혈압 위험성을 무시했지만, 작은 물혹이라도 혈압을 높일 수 있다는 게 확인된 셈이라고 정 교수는 설명했다.

특히 이번 연구 결과, 양쪽 콩팥에 모두 물혹이 있을 때 고혈압 유병률이 높았다. 이에 대해 정 교수는 "콩팥은 한 쪽이 기능이 떨어지면 다른 한 쪽이 보완해주는 성질이 있는데, 양쪽 모두 물혹이 있으면 서로 보완이 안 되면서 고혈압이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콩팥 물혹이 있는 사람은 평소에 고혈압 측정을 철저히 하고, 고혈압 예방을 위한 저염식 등을 잘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