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임의 40%, 정자 문제
정자 거의 없어도 고환서 찾아
인공수정 40%가 성공

부부가 1년간 정상적으로 부부관계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임신이 안 되는 상태를 '난임(難姙)'이라고 한다. 난임의 40%는 남성 정자의 문제로 생긴다. 남성 난임 환자의 진단과 치료법, 임신에 성공하기까지의 전 과정을 알아봤다.

◇정자 개수·활동성, 컴퓨터로 정확히 파악

남성 난임이 의심될 때 병원에서 가장 먼저 진행하는 게 정액 검사다. 일정량의 정액을 추출해 그 안에 있는 정자의 수·활동성·모양을 측정한다.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김정훈 교수는 "약 20년 전부터 컴퓨터를 활용해 정자의 정확한 개수와 활동성을 파악하는 게 가능해졌고, 최근에는 정자 하나하나의 운동 양상까지 알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정자의 모양 역시 컴퓨터로 1000배 이상 확대해 관찰한다. 제일병원 비뇨기과 서주태 교수는 "정자를 염색하면 머리와 꼬리가 잘 구분되기 때문에 정자의 기형(奇形)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성병검사, 고환검사도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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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술이 발달하면서 남성 난임 환자 대부분이 임신에 성공할 수 있게 됐다. 사진은 컴퓨터가 장착된 현미경으로 정자 상태(개수·운동성 등)를 확인하는 모습. /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남성 난임자 97%는 임신 가능"

남성의 난임 치료는 크게 발전하고 있다. 서주태 교수는 "남성 난임자의 97%가 임신에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자의 문제에 따라 가능한 치료법을 알아본다.

▷정자가 건강하지 않은 경우=남성 난임 환자의 약 40%가 해당한다. 정자가 건강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고환의 정맥이 비정상적으로 늘어나는 정계정맥류 때문이다. 서주태 교수는 "고환을 손으로 만졌을 때 울퉁불퉁하면 정계정맥류 가능성이 높다"며 "정계정맥류가 있으면 피가 고여 고환 온도가 높아지고 독성 물질이 생성되기도 해 정자 건강을 악화한다"고 말했다. 이 경우, 늘어난 정맥을 당겨 묶어주는 수술을 하면 회복된다. 수술 후 1년 뒤 자연 임신율이 50%, 2년 뒤 70% 정도로 높아진다.

▷정자가 길이 막혀 못 나오는 경우=부고환(정자가 성숙하는 공간)이나 정관(정자가 이동하는 관)에 염증이 생겨 정자가 이동해야 하는 통로가 막힌 경우가 제일 흔하다. 막힌 부위를 제거, 정상적인 통로끼리 맞닿게 이어주는 수술을 한다.

▷정자가 잘 안 생기는 경우=정자 생성을 유도하는 호르몬이 부족한 경우가 난임 환자의 1% 정도다. 이 때는 3개월 간 주 2회씩 호르몬 주사를 맞으면 된다. 고환 문제 탓에 정자가 잘 안 생길 때도 고환 조직을 떼내 현미경으로 관찰해 건강한 정자를 찾아낼 수 있다. 간혹 건강한 정자가 한 마리도 없는 경우가 있는데, 서주태 교수는 "이 경우가 약 2~3% 정도 된다"며 "임신이 아예 불가능한 유일한 경우"라고 말했다.

생물학적으로 특별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경우는 45% 정도 된다. 부부 관계 횟수가 부족하거나 발기부전이 있거나 전신 질환이 있는 게 문제일 수 있다.

◇인공 수정 기법 계속 발전

건강한 정자를 추출하면 난자와 한 공간에 있게 해 자연적으로 수정되도록 하는 통상적 체외 수정법을 하게 된다. 성공률은 35~40% 정도다. 하지만 정액 1㏄ 당 정자의 수가 50만개 이하거나 정상인 정자가 전체의 3~4% 미만이면 정자를 직접 난자에 찔러넣는 미세 수정을 해야 한다.

김정훈 교수는 "최근에는 수정란의 염색체 이상을 파악, 자궁에 주입하기 전 미리 정상 여부를 파악하는 기술도 나왔다"고 말했다.




이해나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