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55세 이상 불면증, 환각·중독 없는 수면제로 잡는다
강경훈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14/10/28 08:10
멜라토닌 수면제
서카딘
나이 들어 부족해진 멜라토닌 보충
수면의 질 좋고, 중추신경 영향 적어
전문의약품 분류… 13주까지 처방
◇수면호르몬 '멜라토닌' 줄어도 불면증 생겨
잠을 못 이루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나이가 들어 생기는 불면증은 멜라토닌 호르몬 분비가 줄어들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뇌의 송과선에서 만들어지는데, 밤과 낮에 따른 일광주기(日光周期)의 변화에 몸이 적응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멜라토닌은 해가 진 후에 분비되기 시작해 잠을 자게 하고, 새벽 2~4시에 최대로 분비돼 깊은 잠을 유지하게 한다. 그러다 서서히 분비가 줄어 해가 뜬 후 몸이 완전히 깬 오전 10시~정오에 분비를 멈춘다.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전체적인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 50대는 20대의 절반, 60대는 3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멜라토닌이 부족해지면 잠이 줄고, 잠을 자도 개운하지 않는 등 수면의 질이 나빠진다.
최근 부족해진 멜라토닌을 보충해 잠을 자게 하는 약이 출시됐다. 건일제약의 '서카딘'이 그것인데, 이 약은 다른 수면제와 달리 중추신경에 작용하지 않기 때문에 중독이나 내성의 우려가 없다. 또 우리 몸이 멜라토닌을 분비하는 것과 비슷하게 작용해 약효가 서서히 나타나고 8~10시간 동안 지속된다.
이미 여러 임상시험을 통해 기존 향정신성 수면제보다 효과도 좋고 안전하다는 것이 밝혀졌다. 서카딘과 가짜 약을 비교한 실험에서 서카딘이 수면에 들기까지 걸리는 시간(수면잠복기)을 줄이고 아침에 일어난 후의 활동도 좋게 했다. 가장 많이 쓰는 수면제인 졸피뎀과 비교한 연구에서는 서카딘을 쓴 그룹의 수면리듬이 정상에 더 가까웠다. 뇌에 미치는 영향도 더 적었다. 약을 먹은 후 모의 자동차운전을 하게 한 비교실험에서 서카딘을 먹은 그룹이 졸피뎀을 먹은 그룹보다 충돌 횟수가 적었다. 기억력도 더 높았다.
국내 연구결과도 있다. 지난해 국내 10개 대학병원에서 55세 이상의 불면증 환자 8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서카딘과 가짜약을 비교한 임상시험에서는 서카딘을 먹은 그룹이 수면의 질, 잠드는데 까지 걸리는 시간, 수면 후 일에 대한 집중력 등이 가짜 약을 쓴 그룹보다 더 많이 개선됐다. 잠을 잘 자게 됨으로써 삶의 질도 좋아지는 효과를 보였다
서카딘은 약을 먹은지 3주 후 부터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해 3개월까지 점점 증가하다가 약을 끊을 때까지 효과가 유지된다.
◇잠자기 2시간 전에 먹는게 가장 효과적
약과 함께 올바른 수면습관을 들이는 것도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정석훈 교수는 "불면증을 호소하는 사람들 중에는 초저녁부터 잠에 들어 한밤중에 깨는 습관이 있는 사람이 많다"며 "6~7시간의 수면시간을 고려해 시간을 정한 후 규칙적으로 잠을 자고 일어나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고 말했다.